내용요약 기성우 부회장 “주가 회복까지 최저임금만 받는다”
서정진 명예회장 “분식회계 억울…3사 합병 찬성해달라”
기성우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기성우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주가 하락으로 뿔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했다.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또한 창업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은 정기 주주총회 깜짝 등장해 그룹 3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찬성을 요구했다.

기 부회장은 25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31기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의 경우 받았던 의혹이 올해 마무리됐고 펀더멘탈(근본)에 이상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그러나 경영자로서 (주가 하락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주주 여러분이 (최저임금을) 제안하신 것에 동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주가는 2020년 12월 4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종가 16만5500원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이날 기 부회장과 서진석 이사회 의장을 향해 주가가 전고점인 35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을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미지급된 급여는 35만원을 넘어서면 소급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 부회장은 “직장생활을 35년하다 보니 여러 사연이 있는데, 사람이 살다보면 그 사람이 그 위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며 “주주들이 응원해주시는 것으로 저는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주주들이 힘들다고 하니 제안하신 것에 동의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주주들은 임직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공시 자사주를 활용해달라고 요구했다.

기 부회장은 “(주식) 유통물량이 많다는 건 백번 공감하고 있다”며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반영을 해놨다”고 답했다.

더불어 주주들은 자사주 소각 필요성에 대해서도 요청했다. 그러나 기 부회장은 바이오 산업 특성상 인수합병(M&A)이 활발한 만큼, 미래비전을 위한 재원(현금) 마련 차원에서도 자사주 소각 여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 부회장은 “M&A가 미래에 가야하는 전략이라고 본다면 재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자사주 소각이 (주가 회복에) 단기 효과도 물론 있겠으나, 향후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봐달라”고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셀트리온 제공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셀트리온 제공

서 명예회장은 전화 통화 연결로 ‘깜짝’ 등장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기 부회장나 저나 여러분(주주)들을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며 “기업가치가 저평가돼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서 명예회장은 이날 코로나19가 아닌 감기로 인해 주총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그룹 3사의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적극적인 찬성을 요청했다.

서 명예회장은 “합병을 하면 제게 이익이 되는 건 없다”며 “주주들 뜻에 따라 합병 절차를 진행할 것이고, 최대한 많이 찬성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합병이 지연되는 점에 대해 “주주 뜻에 따라 합병을 진행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숫자를 넘지 않으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분식회계 이슈에 대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분식회계를 하냐”며 “일한 기간 20년의 절반은 조사를 받으면서 보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데에 중과실이 있다고 당국이 판단한 데 대해서는 “사실 억울한 내용이라 우리가 불복해서 행정소송하면 이길 테지만, 주주들이 합병을 원하는 상황에서 우선 참고 넘어가자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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