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서둘러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한국GM은 제자리 혹은 퇴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볼트EV의 부분변경모델과 SUV 전기차(EUV) 1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국GM은 뚜렷한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쉐보레 볼트EV 판매량 부진으로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국내 최장거리(1회 충전 시 414㎞) 주행이 가능하다며 야심차게 선보인 2020 쉐보레 볼트EV는 총 1580대가 판매됐다. 전년 대비 61.0% 급락한 실적이다. 한국GM 차종은 지난해 총 36만8453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1.7% 감소, 코로나19 정국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해 온 것을 감안하면 볼트EV의 퇴보는 뼈아프다.
한국GM 관계자는 “볼트EV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지난해 5월까지 미국 공장이 멈춰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못했다”며 “11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국내 고객 인도가 시작돼 판매량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확보된 물량은 미국과 중국 등 큰 시장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다보니 그만큼 국내 시장 보급이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신규 전기차 출시 계획도 확답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신제품 출시에 대한 보수적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 걸쳐서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만큼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 시장엔 신형 전기차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전용전기차 플랫폼 ‘E-GMP’를 출시하고, 올해 이를 기반으로 한 순수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를 예고했다. 기아자동차는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프로젝트명 ‘CV’ 출시를 앞두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준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100’(프로젝트명)를 브랜드 첫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수입차업계에선 선두 주자 테슬라가 소형 SUV 전기차 모델Y를 통해 다시 한 번 돌풍을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A와 EQS, BMW는 iX와 iX3를 각각 준비 중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e트론 스포트백 55와 ID.4 등을 내놓는다.
업계전반이 신차 출시를 통해 공격적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부분이 치열해질 경쟁에 대비하고 있지만 한국GM의 태도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고 신중하다.
전기차 경쟁력이 타 업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GM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전기차 GM-EV1을 양산해 3년간 판매했다. 하지만 벅찬 생산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1999년 해당 모델을 단종했고, 2002년 이후 오랜 시간 전기차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GM에선 한동안 순수전기차가 나오지 않았다. 2016년 볼트EV가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꾸준한 부분변경을 통해 성능은 개선하고 있지만 최근 화재사고가 잇따르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다만 GM은 이와 별개로 전기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량의 엔진을 파트너사인 혼다에 일임했고,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사 ‘얼티엄 셀즈’를 설립하는 등 전기차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외신을 통해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분야에 200억달러(약 24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GM의 기술력이 한국 땅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신규 모델 구매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 특성상 신차를 통한 빠른 선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타 경쟁사의 전기차 양상 움직임의 감안하면 GM이 국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기회의 시간은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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