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8년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 출연 ‘함안댁과 행랑아범’
투.알.못 탈출기…노비신분 벗고자 밭에서 금융상품 캐내

금융투자업계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때까지 ‘유튜브’를 통해 전달했던 콘텐츠는 기업 홍보, 상품·종목 소개, 시황, 금융 지식, 전문가 인터뷰, 세미나 중계 등 단순한 딱딱함 그 자체였다. 40·50대 중장년층이나, 업계 종사자들이 주로 찾는 ‘그들만의 놀이터’나 다름 없었다.

지금도 이들이 주 구독층이지만, 주식 계좌를 개설하는 연령대가 20~30대로 낮아지고 있고 우스갯소리로 엄마 뱃속에서부터 스마트폰,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접하고 태어나 미래의 새로운 주도층으로 부상 중인 MZ세대들보다 더 어린 ‘잘파(Zalpha)세대’들도 주식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환경속에서 점점 눈높이가 높아지는 투자자들을 외면하기 어려워진 금융투자업계는 202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유튜브’ 채널 콘텐츠 강화에 열을 올리게 된다. 재미는 당연하고 방송인을 등장시켜 예능형 콘텐츠를 만든다. 퀄리티는 드라마, 영화 빰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AI를, 쉬운 용어와 직관적인 영상에 대한 수요가 커져 짧고 강렬한 ‘숏폼’을 등장시키고 있다. 또 브이로그, 현장 탐방, 길거리 인터뷰, 글로벌 석학과의 만남,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어 채널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다름이 필요한 변화로 해석된다.

결국 금융 지식, 투자 등 전문 정보(Info)를 쉽고(Easy), 재미(Fun)있게 연결해 투자자들을 하루 종일 빨아들인다. 채널 하나로는 성에 안 차는지 또 다른 채널도 가동시킨다. 투자자들이 선택할 24시간 살아있는, 깨어있는 ‘유튜브’의 콘텐츠가 더 다양해지길 기대하며, 앞으로 클릭할 영상은? <편집자 주>

삼성자산운용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투.알.못 탈출기’ 동영상에 따르면 함안댁이 지긋지긋한 노비생활에서 탈출하고자, 밭에서 미국 주식, 한국 주식, 채권, 금 등 금융상품을 캐는데 사용한 호미는 ‘코덱스(KODEX)’가 아닌 ‘고덕수’다. 이 영상은 749만6000여 회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사진=삼성자산운용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삼성자산운용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투.알.못 탈출기’ 동영상에 따르면 함안댁이 지긋지긋한 노비생활에서 탈출하고자, 밭에서 미국 주식, 한국 주식, 채권, 금 등 금융상품을 캐는데 사용한 호미는 ‘코덱스(KODEX)’가 아닌 ‘고덕수’다. 이 영상은 749만6000여 회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사진=삼성자산운용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 한스경제=최천욱 기자 | “돈 벌어서 노비생활 청산하고 싶으면 그를 찾아가시오. 고덕수. 노비생활 은퇴하고 잘 살고 싶으면 그를 찾아 가시오. 한국형. (중략) 한국 주식은 좀 아는가? 모릅니다. 해외 주식은? 모릅니다. 채권은? 지는 다 모릅니다. (중략) 행랑아범, 내 손에 들고 있는 게 안 보이는 갑지? 그것은 조선에서 히트친다는.. 마 이겁니다 고덕수. 한국 주식, 해외 주식, 채권, 금 이거 하나만 쥐면은 다 할 수 있다 아닙니까. 세상의 모든 투자, 코덱스 하나로 쉽게!”

함안댁과 행랑아범.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 한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조연급 인물이다. 

‘빛나는 주연보다 화려한 조연이 더 낫다’는 모습을 몸소 보여준 이들이 ‘삼성자산운용’ 유튜브 채널에 등장, 40년간 노비생활의 탈출구를 찾아나선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서 알 수 있듯, 국내외 주식은 물론 채권 등 금융 상품이 묻어 있는 밭을 캐서 부자가 되는데 이때 사용한 호미가 ‘코덱스(KODEX)’, 아니 조선에서 히트친다는 ‘고덕수’다.

이 영상은 2018년 10월 19일에 업로드된 후 누적 조회수 749만6000여 회를 기록하며, ‘미스터션샤인’에 버금갈 정도로 장안의 화제가 됐다. 

◆ 2019년부터 본격 가동...그해 ‘KODEX ETF’ 개설로 ETF시장 공략

삼성자산운용은 유튜브가 막 활성화되던 초기인 2012년 4월 17일에 채널을 개설했고, 본격적으로 기업 홍보, 마케팅 영상 등을 올리기 시작한 시기는 2019년부터다. 그해 12월 6일 ‘KODEX ETF’도 유튜브 채널을 열고 다양한 ETF 상품과 트렌드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월 16일 기준 구독자 수를 살펴보면 ‘KODEX ETF’ 채널은 32.5만명을, ‘삼성자산운용’ 채널은 20만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 구독층은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동영상 수와 누적 조회수의 경우 ‘KODEX ETF’ 채널은 542개, 약 5700만회를, ‘삼성자산운용’ 채널은 455개, 약 3900만회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디지털마케팅본부에서 관리하고 있고 별도 채널명이 없다. ‘KODEX ETF’가 대표 ETF 브랜드다 보니, 그냥 그대로의 의미로 ‘KODEX ETF’를 채널명으로 사용 중”이라며 “(2개의 채널을 합치면)약 1천개의 영상과 1억뷰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설 초기에는 매크로적인 시황이나 공모펀드 소개에 대한 영상이 많았던 반면 현재는 ETF의 급성장과 함께 ETF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는 콘텐츠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 영상으로 ‘KODEX ETF’ 채널에서 선보인 슈카 출연 ‘요즘 대세 ISA 투자의 모든 것’을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조회수 36만회에 좋아요를 7천회 이상 받을 정도로 ISA 투자에 대한 설명을 잘 풀어냈다”고 말했다. 

◆ 특별한 콘텐츠 제작에 앞서 “지속적으로 알리는데 주력”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늘려야 상황에서 특별한 콘텐츠 공급은 당연시된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지속성을 내세우며 “요즘 투자자들은 대부분 스마트하고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특별함이라는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대한 트렌디한 신상품과 최근 인기가 많은 상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생태계가 소위 대빵 콘텐츠로 인해 채널이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는 반면, 기업 유튜브 채널은 소소하고, 잘게 쪼개진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면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어떻게 선사할 것인가가, 성공의 요인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KODEX ETF 상품이 가장 많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잘 모르는 다양한 상품을 쉽게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고객이)좋은 상품을 쉽게 찾고 고를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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