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력 품목 실적 견인
외형 줄고도 수익성 방어
R&D·일회성 비용 발목…일부 수익성 악화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 /각 사 제공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 /각 사 제공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주요 품목의 성장세에 힘입어 대다수 기업이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이며 활기를 되찾았다. 

보툴리눔 톡신부터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전통 제약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주력 품목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일시적 수익성 둔화 우려를 딛고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다. 

◆ 효자 품목 ‘쑥쑥’…실적 개선 버팀목

유한양행(대표이사 조욱제)은 이번 분기 가장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룬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498억 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9% 늘어났으며 매출액은 5789억 8700만원으로 전년 보다 9.6%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440억 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7.9% 늘어났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8.6%로 전년 3.5%에서 크게 향상됐다.

항암제 ‘렉라자(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의 미국 얀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이 본격적인 수익으로 반영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별도 기준 유한양행의 라이언스 수익은 전년 보다 약 4.5배 커진 255억 43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 705억 5100만원으로 창립 이래 첫 반기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업이익은 562억 8100만원, 당기순이익은 540억 1000만원이다.

GC녹십자(대표이사 허은철)도 창사 이래 첫 분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2분기 매출은 5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55.1%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32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판매가 빠르게 확대돼 지난 7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백신부문에서는 수두 백신 ‘배리셀라’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매김하며 외형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고, 처방의약품 부문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의 해외 매출이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대웅제약(대표이사 박성수·이창재)도 주력 품목인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매출은 4054억, 영업이익 579억원으로 전년 동기 각각 12.4%, 36.8% 증가했다.

특히 나보타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11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902억원 대비 약 28% 증가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매출 2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JW중외제약(대표이사 신영섭)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1897억원, 영업익 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103.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4%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전문의약품(ETC) 부문 매출이 13.3% 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주력 품목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 패밀리(리바로, 리바로젯, 리바로브이)’가 18.4% 늘어난 474억원,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153억원(24.0%) 등이 두각을 보였다.

한미약품, 보령. /각 사 제공

◆ 덩치 줄고 근육 늘었다…실속 챙기기 성공

한미약품(대표이사 박재현)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지켜냈다. 2분기 매출액 3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4.5% 감소했지만 주력 품목의 안정적인 판매로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4% 증가한 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품목인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한 560억원, 고혈압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 360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제품군 ‘에소메졸패밀리’ 157억원 등 매출을 올렸다. R&D(연구개발)에도 매출 14% 규모에 해당하는 504억원을 투입해 미래성장동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보령(대표이사 김정균)은 영업이익률 10.4% 기록하며 분기 중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매출액은 2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6.07% 증가한 254억원을 달성했다.

자가 제품 및 핵심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자가 제품의 비중은 52.6% 상승했고 매출은 1322억원을 기록했다. 고혈압(듀카브), 이상지질혈증(엘제로젯), 당뇨(트루버디) 등 모두 각 시장 대비 약 2배 성장하며 핵심 전략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 합리화를 통해 3대 만성대사질환영역에서 약진했다.

◆ 발목 잡은 비용과 일회성 악재

일부 기업은 외형이 커졌지만, 비용 증가와 일회성 악재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종근당(대표이사 김영주)은 2분기 매출 4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4억원에서 21.9% 감소한 222억원에 그쳤다. 도입상품 증가와 함께 R&D 비용이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HK이노엔(대표 곽달원)도 음료 제품회수에 따른 H&B 사업 부문 이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회사는 매출액 2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2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19.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OPM)도 전년(11.1%) 보다 감소한 7.4%를 기록했다.

핵심품목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전년 대비 14.3% 성장하는 등 ETC(전문의약품) 사업 부문이 고른 매출 성장을 보였으나 지난 6월 헛개수를 비롯한 음료 제품 회수가 찬물을 끼얹었다.

동아에스티(대표이사 정재훈)의 경우 2분기 매출은 1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43.4% 감소했다. ETC, 해외사업 부문이 성장하며 외형성장을 견인했지만 원가율 상승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들이 다년간 육성해온 핵심 품목들이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재무구조와 미래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임상, 생산시설 투자, R&D 강화 등이 병행되며 향후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수출 논의, CDMO(위탁개발생산) 확대, 바이오신약 재정비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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