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임준혁 기자] HD현대 산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미포는 1975년 4월 28일 설립됐다. 설립 후 20여년 동안 수리조선소로 명성을 쌓아온 HD현대미포는 1997년 12월 해상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인 ‘람폼 반프(RAMFORM BANFF)’호의 인도를 시작으로 신조 사업으로 전환해 현재까지 1350여척의 선박을 건조·인도했다.
HD현대미포의 건조 선종은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탱커) ▲컨테이너운반선 ▲액화가스운반선 ▲자동차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벙커링선 ▲로팩스(카페리선) 등이다. 특히 수요가 많은 중형 PC탱커와 컨테이너선, 액화가스(LPG·LEG·LNG) 운반선을 주력 선종으로 특화했다. 이 외에도 PCTC, RO-RO, CON-RO 등 자동차운반선과 LNG벙커링선, RO-PAX 등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을 통해 고부가 특수선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HD현대미포의 성장은 그룹 조선 계열사는 물론 국내외 주요 조선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대형선 위주의 선형에서 탈피한 ‘고부가가치 중형선박’에 모든 역량을 투입한데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가파른 성장세를 일궈내며 HD현대미포가 최단 기간 내 세계 1위 중형 선박 건조회사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실제 1996년 2600여억원에 불과했던 HD현대미포의 연간 매출은 신조 사업 전환 후 ▲2001년 약 1조700억원 ▲2006년 약 2조3000억원 ▲2011년 약 4조1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후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기를 거쳐 2023년 4조원을 재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조570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다.
HD현대미포는 글로벌 기후 위기에 대응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에 대처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친환경 선박(Green Ship) 건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를 통해 2013년부터 현재까지 메탄올, LNG, LPG, 암모니아 등을 추진연료로 활용하는 선박 105척을 수주했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 PC탱커와 컨테이너선을 모두 성공적으로 건조하는 등 총 61척의 친환경 선박을 인도했다.
또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추진 선박이 2026년 1월 인도를 목표로 작년 말부터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갔다. 국내 조선사 중 최초로 지난해 8월 착공에 들어간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도 올해 말 인도를 앞두는 등 HD현대미포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건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HD현대미포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등 HD현대 조선 계열사들과 연구개발부터 영업, 생산에 이르기까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한 결과다.
HD현대미포는 그룹 조선 계열사와 함께 2017년부터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생산방식을 혁신하고 차세대 설계·생산 일관화 통합 플랫폼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미래형 스마트 조선소(FOS·Future Of Shipyard)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멘스(SIEMENS), 다쏘(Dassault) 등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와 협업을 통해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생산시스템을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를 도입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정보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생산혁신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울산 본사와 사외 공장에 산업용 로봇 6대, 협동로봇 18대를 도입·운용 중이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조선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매진하고 있다”며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해양 모빌리티 산업의 다양한 솔루션 제공을 통해 기후 위기 극복과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