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개막 첫날 2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동원한 ‘인터배터리 2025’에 둘째날인 6일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G화학, 고려아연, 롯데화학군, 엘앤에프(L&F),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혁신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고효율 소재 개발, 친환경 공정 강화, 재활용 기술 접목 등을 통해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LPF(LG Precursor Free), 포스코퓨처엠의 LMR(리튬망간리치), 에코프로의 인니 통합법인 등은 기존 대비 원가 절감 효과가 커 시장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화라는 평가다. 롯데화학군과 엘앤에프는 북미·유럽 현지 생산 확대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과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포스코퓨처엠은 DLE(직접리튬추출법) 기술로 리튬 확보 안정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지난 50년간 쌓아온 제련기술을 기반으로 본격 궤도에 오른 ’2차전지 소재사업’의 밸류체인을 소개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도 선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 혁신을 본격화했다. 전구체 공정을 생략한 'LPF 양극재'가 중심으로 회사는 맞춤형 금속 소재를 직접 소성해 제조하고 있다. 이 방식은 기존 대비 저온 성능을 개선하고 전구체 개발 기간을 단축하며, 설비 투자비 절감과 폐수·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실현했다. 고성능 양극재 포트폴리오로는 니켈 96% 이상의 울트라 하이 니켈, 고전압 미드 니켈, 고밀도 LFP(리튬인산철)와 NCM(니켈·코발트·망간)-LFP 복합 소재를 선보였다.
고려아연은 2차전지 소재 분야의 핵심 기술력을 집중 조명했다. 통합 니켈 제련 공정으로 주목받는 '올인원 니켈제련소' 등이다. 니켈 함량에 상관없이 다양한 원료(정광, 폐배터리 블랙매스 등)를 단일 공정으로 처리하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이는 원료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며 2026년 말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등 롯데 화학계열사는 리튬이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분리막 소재, 전해액 유기용매, 초극박 동박, LFP 양극활물질 등이다. 특히 전고체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AI 적용 초저광(超低光) 동박 등 미래 기술도 전시했다. 롯데 측은 “소재 기술력으로 배터리 밸류체인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전했다.
엘앤에프(L&F)는 LFP, 하이니켈 ‘투 트랙’ 전략을 선보였다.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와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동시에 전략 품목으로 내세웠다. LFP 양극재는 엘앤에프가 국내 최초로 양산한 기술이다. 2026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으로 이 기술로 북미 중저가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하이니켈 복합 양극재는 46파이(직경 46mm) 배터리용 니켈 95%로 단결정·다결정 복합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대비 에너지 밀도 15%를 향상하고 수명을 연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고니켈·LMR 양극재를 내세웠다. 초고니켈은 니켈 95%로 전기차 주행거리 700km 이상 지원한다. 2026년 양산이 목표다. LMR 양극재는 망간 65%로 화재 위험을 감소하고 LFP 대비 리튬 회수율 4배 높아 재활용 연계 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에코프로는 인니 통합 법인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공유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설립을 통해 밸류체인 경쟁력을 강조했다. 술라웨시주에 만들어지는 이 법인은 제련→전구체→양극재 생산을 일괄 처리한다. 에코프로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공장 건설에 들어가 2026년 말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아래 준비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1단계 약 5만t, 중장기적으로 20만t 캐파를 갖춰 나갈 계획이다.
에코프로 측은 “에코프로는 세계 최고 양극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의 전 밸류체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사업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까지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