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선 삼성SDI 사장 “향후 협업 지속해 나갈 것”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안녕하세요! 삼성SDI 부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친근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현대차·기아의 로봇 ‘달이(DAL-e)’였다. 삼성SDI와 현대차·기아가 공동으로 마련한 부스에서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서비스 로봇 달이는 관람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을 소개했다.
“달이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요. 이 배터리 덕분에 저는 오랜 시간 작동할 수 있습니다.”
달이의 설명에 귀 기울이던 한 관람객이 다시 인사하자 달이는 고래를 돌려 질문자를 바라보며 답했다. “저는 여러분과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도 같이 찍을 수 있어요. 멋지게 춤도 춘답니다.”
달이 옆에는 현대차·기아로보틱스랩의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MobED)’가 전시돼 있었다.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모베드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네 개의 바퀴를 이용해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모베드 최대 속도는 시속 30km로, 1회 충전 시 약 4시간의 주행이 가능하다.
삼성SDI 측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달이와 모베드 등 모든 제품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며 “현대차·기아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와 현대차·기아가 공동으로 전시관을 꾸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손잡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개막 전부터 양사의 기술력과 비전을 함께 보여주는 이정표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양사는 로봇, 자율주행 기술, 고성능 배터리의 결합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양사의 협력은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로봇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106만대(현대차 56만대, 기아 50만대), 23개(현대차 12개, 기아 11개) 전기차 모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필수다.
삼성SDI 역시 협력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은 전동공구나 소형 전기차용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로봇 전용 배터리 개발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SDI와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24일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 (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2021년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시작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 공급, 아이오닉5 디지털 사이드미러 OLED 디스플레이 공급 등 상호 협력을 이어왔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이날 인터배터리 2025 개막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현대차가 전기차와 관련해 굉장히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협업을 지속할 생각”이라며 “전기차와 관련해 현대차와 계속 열심히 헙업하고 있었고 그런 부분이 로봇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양사는 앞으로도 로봇 전용 배터리 혁신을 위한 협력을 이어간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기아는 신규 개발 배터리를 통해 로봇 적용 평가와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관련기사
- 원통형 배터리 경쟁, 전기차 한계 넘는다…드론·ESS·전동공구 '새 지평'
- 삼성SDI, 인터배터리서 46파이 원통형 라인업 전격 공개
- K배터리 3사 “기술 혁신으로 캐즘 돌파”
- [포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한자리에...'인터배터리 2025'
- 기아, 경기도·화성시와 PBV 생태계 조성 맞손
- 배터리 소재기업들 “기술혁신으로 캐즘 돌파 총력”
- 현대차, 한일의원연맹 방일 동행…日 수소 네트워크 구축 속도
- 삼성SDI,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위해 2조원 유상증자
- 삼성SDI, 원통형‧전고체기술로 '초격차' 달성한다
- 현대차·기아, 인도공대와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