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 소개
LG엔솔, 46시리즈 셀 라인업…SK온, 실물 모형 첫 공개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5일 개막하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분야는 원통형 배터리다.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각자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기술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원통형 배터리 기술발전은 전기차 산업을 넘어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드론,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인터배터리에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한다. 전극의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가공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Tabless) 디자인을 적용해 업계 최대 출력을 구현한 제품으로, 주요 사용처인 전동공구에 적용할 경우 기존 동일용량 배터리에 비해 출력을 최대 40% 높일 수 있어 작업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오는 2분기 출시 예정인 해당 제품은 초고출력 성능뿐 아니라 급속 충전, 장수명 특성도 확보하며 사용자 편의성을 더 높였다. 급속충전 기술을 통해 15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고, 신규 소재 적용으로 배터리 수명을 늘렸다.
삼성SDI는 차세대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의 라인업도 전격 공개한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의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출력 등을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향후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삼성SDI의 46파이 배터리는 '4680, 4695, 46100, 46120' 등 4개 제품으로, 지름은 46mm로 모두 같고 높이는 각각 80mm, 95mm, 100mm, 120mm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라인업을 다양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 오랜 기간 안정적인 생산과 공정 기술을 축적해온 삼성SDI는 차별화 기술을 적용해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의 장수명 특성과 안전성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BMW의 i3와 i8 모델에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전기차 모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6파이 배터리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에도 널리 사용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은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인터배터리 어워즈 2025에서 50A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셀과 LFP+ 플랫폼용 소재, 전극 기술로 2년 연속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인터배터리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시리즈 셀 라인업(4680, 4695, 46120)를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한다. 기존 배터리(2170)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이며 향후 원통형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는 제품이다.
46시리즈의 주요 특징으로는 높은 에너지 밀도, 향상된 공간 효율성, 강화된 안전성이 꼽힌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적인 CAS(Cell Array Structure) 솔루션이 적용돼 배터리의 안전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는 이미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리비안(Rivian)과 67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95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배터리는 리비안의 R2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며,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될 계획이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자회사와는 50.5GWh 규모의 10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바 있다. 포드와도 상용 전기차용 배터리 셀 및 모듈 공급을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46시리즈 공개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유연성을 갖춘 46시리즈는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에너지저장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SK온도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원통형 배터리 개발 전략과 방향성을 소개한다. SK온은 작년 하반기 원통형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SK온은 파우치형, 각형에 이어 원통형까지 3대 폼팩터를 모두 갖추게 돼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SK온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제조사들이 원통형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SK온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온의 원통형 배터리는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SK온은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2026년경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SK온은 최근 미국의 솔리드 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센터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온 측은 “원통형 배터리 개발은 단순히 제품 라인업 확대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략”이라며 끊임없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사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