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회장 글로벌 중심 판매 전략 들어맞아
수출 10년來 최대치 찍을 때 내수는 12년 만에 '최저'
"내수 회복 절실"…무쏘EV·토레스HEV 등 관건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KG모빌리티(KGM)가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면서 성장 궤도에 올랐다. 곽재선 회장이 수출 중심의 '세계 경영'을 펼친 결과다. 평소 KGM을 각별하게 챙긴 곽 회장은 호주, 튀르키예 등 주요 시장에 직접 KGM을 소개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이어왔다. 올해 내수 시장에 전기 픽업트럭, 하이브리드차(HEV)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만큼 내수 판매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KGM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실적이 별도 기준 매출액 3조7825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해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내수 판매는 다소 부진했지만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나타낸 덕을 봤다. KG그룹이 KGM을 품은 뒤 곽재선 회장의 세계 경영이 결실을 봤다는 평가다.
곽 회장은 KGM 평택 공장을 제집처럼 드나들 정도로 살뜰히 챙겨온 인물로도 잘 알려졌다. 곽 회장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내수 자동차 시장이 침체하자 수출 집중 공략을 펼쳐왔다. 해외 판로 개척만이 살길이라는 판단에서다. 곽 회장은 튀르키예, 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제품 론칭과 시승 행사, 현지 인터뷰, 딜러 대리점 직접 소통 등의 행보로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해외에서 KGM의 입지를 다졌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로 이어졌다. KGM은 지난 2023년 반조립제품(CKD) 포함 5만2754대를 해외로 선적하면서 9년 만에 최대 수출 규모를 달했다. 이어 작년에는 5만4171대로 이를 확대했다. KGM의 ‘건곤감리’ 디자인이 처음으로 채택돼 반향을 일으킨 ‘토레스’는 내연기관과 전기 모델이 모두 흥행했다. 토레스는 지난해 수출량이 1만960대로 전년(9847) 대비 성장했고 전기 모델인 '토레스 EVX'는 7808대가 해외 시장에 팔리면서 국내보다 판매량이 앞섰다. ‘형제의 나라’로 불리는 튀르키예에서는튀르키예 자동차 대리점 및 모빌리티 협회(ODMD)가 선정하는 '2024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Fastest Growing Light Commercial Vehicle Brand and Car Brand)'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곽 회장은 올해도 글로벌 확대 전략을 이어간다.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페루, 방글라데시로 판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CKD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 뒤 오는 6월부터 현지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 8000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1만5000대까지 판매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곽 회장은 올해 연간 목표치를 수출 9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비중은 70%까지 키운다는 포부다.
내수 부진은 풀어야할 과제다.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둔 지난해, KGM은 12년 만에 가장 저조한 내수 성적표를 받으면서 극과극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4만7046대로 2012년 쌍용자동차 시절 이후 최저를 나타내는 등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이에 반해 같은 중견 업체로 꼽히는 르노코리아는 같은 기간 그랑 콜레오스 흥행으로 전년 대비 내수 판매량이 80.6% 급증해 고공행진했다.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구실을 내세우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곽 회장의 'K-영업사원' 행보가 안방에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곽 회장도 내수 시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KGM은 지난해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공간으로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일산점’을 열었다. 또 강남 팝업 시승센터는 다음 달 익스피리언스센터 강남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의지다.
결국 올해 출시하는 신차가 내수 실적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KGM은 올해 기아 '티스만'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쏘 EV'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라인업을 확장한다. 다음 달 출시를 앞둔 무쏘 EV는 실구매가 3000만원대 전기 픽업으로 콘셉트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점 등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하이브리드 모델로 토레스의 매력을 계승할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지난해부터 수요가 폭발적인 HEV 인기에 편승하면 볼륨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GM은 내수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수출 확대도 좋지만 내수에서 외면받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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