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무쏘 EV' 3000만원대 전기 픽업…곽재선 '사활'
GMC 최고급 '드날리' 25주년 모델도…8기통 엔진 GM 픽업 특유 웅장함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이 출시 보름여 만에 4000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픽업 불모지로 여겨져온 내수 시장에서 보기 드문 성과다. KG모빌리티(KGM)의 전기 픽업 '무쏘 EV'와 25주년 픽업을 내놓은 GMC 등이 타스만과 함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첫 픽업 타스만은 지난주 기준 계약 대수가 4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 해 팔린 국산 픽업(1만3475대)의 29.7%에 달하는 수치다. 영업일 기준 17일 만에 도출한 성과로 일평균 235대 이상의 계약이 체결됐다.
타스만은 출시 첫날 2000대가 신규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픽업 돌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일부 마니아층이나 자영업자 위주로 형성돼온 픽업이 승용 수준의 판매 실적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타스만은 신차 발표 당시부터 눈길을 끌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통틀어 기아가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하는 픽업인 까닭이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모터쇼에서 글로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타스만은 '타이거 페이스' 전면부를 비롯해 3500kg의 견인 성능, 800mm 깊이 수중을 이동할 수 있는 도하 기능, 오프로드 최적화 모델 'X-프로'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지난달 3750만원이라는 시작 가격으로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KGM이 '무쏘 EV' 공식 출시 행사에서 'K사 픽업'이라며 공개적으로 견제할 만큼 픽업 명가인 KGM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타스만이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타스만이 작년 전체 픽업 판매 실적의 30%를 17일 만에 달성하면서 숨을 불어넣은 덕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산 완성차 업체들의 픽업 판매량은 2020년 3만8117대에서 작년 1만3475대까지 줄었다.
업계도 모처럼 신차를 출시하는 등 잰걸음이다. 타스만과 경쟁 상대로 언급되는 KGM의 전기 픽업 '무쏘 EV'와 함께 GMC의 '2025년형 시에라 드날리'가 참전한다.
무쏘 EV는 곽재선 KGM 회장이 사활을 건 모델이다. 직접 투자 계획서에 서명한 첫 차종이자 30여년 만에 '무쏘'를 꺼내든 모델로 의미가 남다르다. 152.2kW 전륜 구동 모터, 80.6kWh의 BYD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고 출력은 207마력, 최대 토크는 34.6kgf·m다. 오는 5월 출시하는 AWD 모델은 최고 출력 413마력, 최대 토크 64.9kgf·m로 상당한 성능을 자랑한다. 2WD, 17인치 휠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401km(상온 435km·저온 333km, 도심 기준)다. 1800kg 견인 능력과 트레일러 견인 시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활성화로 좌우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13가지의 커스터마이징으로 나만의 픽업을 꾸릴 수 있는 점도 호응을 끌었다.
가격은 전기차인 만큼 보조금 메리트가 크다는 평이다. 트림별로는 ▲MX 4800만원 ▲블랙 엣지 5050만원의 기본 값에 전기차 보조금 652만원, 서울시 기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186만원, 소상공인 추가 지원, 부가세 환급 등까지 더하면 최종 가격은 3300만원대로 낮아진다.
GMC는 최고급 라인인 '드날리'의 25주년 기념 모델을 선보인다. 2025년형 시에라 드날리는 전장 5890mm, 전폭 2065mm, 전고 1950mm의 미국 픽업 특유의 웅장한 크기가 특징이다.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 단종 수순인 8기통 엔진을 장착해 눈길을 끌었다.
10단 자동 변속기,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 등도 탑재했다. 특히 가변 배기는 스포츠와 오프로드 모드에서 밸브를 완전 개방, 8기통 특유의 짐승 같은 배기음을 내뿜는다. 오토트랙 액티브 4x4 시스템, 디퍼렌셜 잠금 장치, 22인치 알로이 휠,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 등을 적용해 GM 픽업 특유의 근육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드날리는 이 밖에도 최대 3945kg을 견인할 수 있다. 대형 카라반이나 보트는 거뜬하다. 가격은 드날리 트림이 9420만원,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 959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픽업 시장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어 규모가 크지는 않다"며 "잇단 신차 출시는 픽업의 대중화에 기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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