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칸 판매량 최다…토레스도 '굳건'
'M&A 대가' 곽재선, 경기화학·동부제철 등 정상화 노하우
“공장 제집처럼”…경영 일선 참여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KG모빌리티(KGM)가 올해 수출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성장세다. 곽재선 회장이 이끄는 KG그룹이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를 이룬 데 더해 성장세까지 이뤘다는 평가다.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십수년간 부침을 겪어온 KG모빌리티가 7전8기 역사를 새로 쓰는 모습이다.
20일 KG모빌리티의 판매 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이 회사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해외 시장에서 반조립제품(CKD)을 포함해 총 5만4171대를 팔았다. 지난해 5만2754대를 판매해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나타난 데 이어 올해도 이를 경신할 것이 확실시됐다. 지난 3분기 누적 판매량은 4만3890대로 작년보다 못 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4분기 들어 판매량이 역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해외에 가장 많이 수출된 차종에는 픽업트럽 렉스턴 스포츠&칸(현지명 무쏘 그랜드)이 오를 전망이다. 렉스턴 스포츠&칸 수출량은 작년 연간 1만대에서 올해 11개월까지 1만230대로 늘었다. 렉스턴 스포츠의 롱바디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칸은 코란도와 함께 수출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부분변경 모델 출시 이후 월평균 수출량이 2021년 456대, 2022년 694대, 2023년 833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KGM의 간판 SUV 코란도는 올해 수출 베스트셀링 자리를 렉스턴 스포츠&칸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수출 톱 자리를 지켜오던 코란도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해외 판매량이 8969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내수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토레스는 해외에서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토레스는 지난달 해외 판매량이 1578대를 기록, 작년 11월보다 2배 이상 늘었다. 11월까지 총판매량은 8999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 근접했다. 아울러 호주까지 판로를 확대한 토레스는 전기차 모델안 토레스 EVX가 월평균 684대가팔리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KGM은 향후에도 수출에 집중할 전략이다. 현대자동차에서 북미·유럽·영국·러시아 등을 두루 거친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전무)이 박장호 생산본부장(전무)과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 각자 대표이사직에 오르면서 힘을 실었다.
KGM 관계자는 “신규 시장과 네트워크 개척 등 상반기 활동의 결과가 하반기로 이어졌다”며 “동유럽 지역인 폴란드, 카자흐스탄과 중남미 칠레 등에서 토레스,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이 호조세"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신시장 개척과 기존 시장 마케팅 활동 극대화 등으로 판매 물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GM의 이번 수출 신기록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KGM은 쌍용자동차 시절인 1998년 쌍용그룹부터 시작해 대우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마힌드라, 법정관리 등 수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기업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진단마저 나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곽재선 회장의 행보에 주목했다. 곽 회장은 2022년 KGM 인수 당시 약 9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두 그룹사에서 조달해 ‘승자의 저주’를 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KG모빌리티홀딩스를 주축으로 KG ETS와 KG스틸에서 각각 인수 대금을 융통했다. 외부 차입이 없어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마련한 셈이다. KGM은 이듬해 1분기 6년 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는 분기 기준 10년 만의 흑자에 성공했다. 작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실현하는 등 성장세에 올랐다. 곽 회장이 과거 경기화학과 동부제철을 인수한 뒤 빠르게 정상화한 노하우를 십분 발휘한 덕이다.
곽 회장은 KGM 인수 이후에도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정상화에 공을 들였다. 경영 회의와 평택 공장 점검은 물론 신차와 경영 전략 발표회 등에 직접 나서 회사 전반을 살뜰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지난 10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토레스 출시 행사에 참여, 현지 딜러 업체들과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곽재선 회장은 일주일에도 몇 번이나 경영 회의를 주관하거나 평택 공장에도 자주 들르는 등 KGM 정상화에 상당히 힘써온 것으로 안다"며 "인수·합병의 대가로 불리는 곽 회장이 경기화학, 동부제철 등을 인수한 뒤 성장세를 이끈 만큼 KGM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최창민 기자 ichmin6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