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한 가운데 중국의 거대 IT기업 텐센트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국내 게임업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미국 국방부는 텐센트를 134개 중국 군수기업 목록에 포함시켰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IT 기업 중 하나로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 소셜 네트워크,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군수기업 목록에 오른 기업들은 내년 6월부터 미국 국방부와의 거래가 전면 금지되며, 2027년부터는 이들 기업이 포함된 공급망 제품이나 서비스도 미국 정부 조달이 제한된다.
이는 텐센트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사업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국내 게임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시프트업(34.9%), 넷마블(17.5%), 크래프톤(13.9%)의 2대주주로 자리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3.89%)의 일부 지분도 가지고 있다.
또한 넥슨 등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텐센트와 퍼블리싱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의 중국 서비스를 텐센트가 맡고 있다. 엔씨의 ‘리니지2M’,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역시 중국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화웨이에 대해 강한 제재를 가한 바 있어 이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당시 화웨이는 거래 제한 기업명단에 올라 반도체와 부품 수입이 막혀 해외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비디오 게임 속 폭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적으로 게임을 비판한 바 있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관련 문제가 이슈화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움직임이 강화될 경우 게임 산업의 이미지 악화와 함께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중 무역 갈등의 심화로 인한 콘솔 등 게임 기기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중국산 수입품에 60~1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PIIE)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미국이 수입하는 콘솔 게임기의 90%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국내 게임업계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제재가 구체화되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없지만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대중국 압박이 강화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 방송 CNN에 따르면 텐센트는 이에 대해 “제재나 수출 통제와 달리 이번 목록 등재는 사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미국 국방부와 협력해 오해를 해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트럼프 2기 출범이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가상화폐 관련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러한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과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연 기자 straight30@sporbiz.co.kr
관련기사
- 스트롱맨의 귀환…트럼프, 첫날부터 '미국우선' 강드라이브
- 트럼프, 전기차 확대 정책 폐기…현대車 타격 현실화
- 백악관 돌아온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취임… “미국 황금시대 시작”
- 트럼프 2.0 시대 건설업에 드리운 명암…우크라 재건·중동긴장 고조
- 현대건설, '어닝 쇼크'...작년 영업손실 1조2209억원
-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로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할까
- 게임사 실적 전망 희비…'NK’ 양강 구도로 지각변동
- 스마일게이트, 게임 몸집 키우며 신흥 강자 도약…올해도 성장세 지속
- 카카오게임즈,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63억원…적자전환
- 게임업계도 AI 열풍…경쟁 가속화
- 엔씨소프트, 작년 영업손실 1092억원…상장 후 첫 연간 적자
- 블록체인 게임 시장 경쟁 가열…기대와 우려 공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