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공의 관련 예산 931억원 감액
국회 "전공의 복귀 가능성 불투명"
2025년 전공의 모집율 8.7% 불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 모습./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 모습./연합뉴스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비상계엄부터 장관 사임 의사 표명, 2025년도 예산안 삭감까지 보건복지부에 악재가 휘몰아치고 있다. 전공의 모집도 사실상 실패하며 복지부가 의료개혁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복지부 예산과 기금운용계획 총지출 규모가 125조 4909원으로 결정됐다. 정부가 제시한 계획안인 125조 6565억원 대비 1655억원이 감액됐다.

가장 많이 삭감된 분야는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에 사용될 예산이다. 

정부는 올해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 사업 예산에 291억원을 배정했지만 의료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내년 예산을 올해 예산 대비 13배가 넘는 3922억42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회에서 해당 사업 예산이 총 931억원 감액되며 정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3089억16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는 의정갈등 장기화로 전체 전공의 복귀 여부가 불투명하고, 복귀하더라도 복귀율을 80%정도로 가정한다며 정부 예산안에서 756억7200만원을 감액했다.

전문의 수급이 어려운 과목의 전공의 등의 수련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는 목적의 '전공의 등 수련수당 지급' 예산도 174억4000만원 삭감됐다. 국회는 내년 3월 전공의의 80%가 복귀했다고 가정했을 때 미복귀자의 12개월분 수당에 해당하는 부분을 삭감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김미애 의원은 "이번 삭감이 자칫 전공의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럼에도 국회가 전공의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전공의의 복귀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각 수련병원들이 모집하고자 하는 전공의 수에 비해 실제 전공의 지원율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 4일부터 9일 오후 5시까지 내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총 3594명을 모집한 결과 8.7%에 불과한 314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에는 총 68명이 지원했다. 수도권 수련병원에는 193명, 비수도권 병원에는 121명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련병원 관계자는 "예산이 있어도 이를 사용할 대상인 전공의가 없는 것도 문제고 전공의  복귀에 도움을 줄 요소인 수련환경 개선에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라며 "예산 삭감에 전공의 지원 부족까지, 의료공백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어려운 상황으로 의료개혁 방안 논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논의를 진전시켜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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