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원·달러 환율 1430원 터치..시장, 환율 전망 1450원으로 상향 조정
개인 매도세 확대...연기금 비상계엄 선포 후, 카카오 508억원 순매수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 정국에 돌입한 가운데 탄핵안이 폐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 정국에 돌입한 가운데 탄핵안이 폐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탄핵소추안 부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연기금이 매수세를 확대하며 추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부결 후 첫 거래일인 9일 국내 증시는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7일 탄핵안이 최종 폐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된 것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35.79포인트(1.47%) 내린 2392.37에 출발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11.98포인트(1.81%)가 하락한649.35에 출발 후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코스피는 52주 신저가를 터치하며 연중 최저를 기록했고, 코스닥은 3%대 하락하며 팬데믹 이후 4년 7개월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오전 9시 40분 기준으로 전장 주간거래 종가 대비 9.7원이 오른 1428.9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6.8원 오른 1426원에 개장한 후, 1430원을 터치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50원까지 높이며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1450원은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직후 환율 고점 수준이다.

2016년 박근혜 정부 탄핵 정국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트럼프 당선 이벤트와 겹치면서 급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따라서 정치 리스크에 연동된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45년 만에 비상 계엄이란 악재가 터지면서 국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환율이 1400원에서 고착된 현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가 더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내년 상반기 내 강달러가 서서히 완화될 수 있으나, 원·달러 환율이 1440~1450원 내에서 방어되는지 여부가 주 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망 역시 불확실하다.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위해선 탄핵 정국의 방향성이 잡혀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부 의원을 제외한 105명의 의원이 단체로 투표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탄핵안 부결 후 양당의 대립각이 거세지면서 매도세가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기업 실적 우려와 글로벌 변동성으로 외국인 '팔자'가 부각된 가운데 비상 계엄 선포라는 정치 리스크가 중첩되자 개인의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10분 기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487억원, 외국인은 181억원을 매도했고 기관이 5705억원을 사들였다. 

환율이 1410선을 상회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자 연기금은 적극적인 저점 매수에 나섰다. 연기금은 비상 계엄 선포 후인 4일부터 6일까지 SK하이닉스(1278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다음은 삼성전자(1040억원)·카카오(508억원)·LG에너지솔루션(267억원)·NAVER(255억원)·산일전기(212억원)·카카오페이(199억원)·KB금융(198억원) 등을 순매수하며 증시 추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비상계엄 해제 직후인 4일 카카오를 332억원 사들였다. 시장 독점으로 현 정권의 압박을 받았던 카카오에 반등 기대감이 불면서 연일 하락 흐름을 보이는 종목들 중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약세를 보였던 금융주에 투자를 확대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14일 본회의 표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탄핵안이 최종 폐기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표하며 거리로 나와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계엄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더.  따라서 올해 연말까지는 정치적 불확성으로 인한 증시하락과 환율 상승 요인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하단을 2250p로 제시, 연초와 1분기에 약세 흐름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강달러 분위기가 심화됐고 12월 초 한국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가 급락해 원화 고유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추후 새로운 리더십 선출 된다면 정당 여부와 관계 없이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국면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영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