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KBL 제공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최하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울 삼성 썬더스가 온갖 부상 악재까지 시달리고 있다.

2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경기에 앞서 만난 김효범 삼성 감독의 첫 마디는 “어렵다”였다. 그러면서 그는 “시즌 전에는 이대성, 이제는 코피 코번까지 다쳤다.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삼성에 부상 악령은 시즌 시작 전부터 찾아왔다. 야심 차게 영입한 이대성이 지난 9월 일본 전지훈련 연습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 됐다. 박민채는 개막 전 KBL컵대회에서 발목을 다쳤다. 여기에 주장 이동엽은 지난달 31일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어깨 탈구로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아시아쿼터 선수 저스틴 구탕도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제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수원 KT 소닉붐전(71-83 패)에서는 핵심 선수 코피 코번의 부상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마주했다. 코번은 이날 경기 중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내측 인대가 부분 파열됐다. 정밀 검사 결과 4주 진단이 나왔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코피 코번.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코피 코번. /KBL 제공

코번은 수술이 아닌 비수술 재활을 하기로 했다. 다만 복귀 시점인 4주에 맞춰서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하긴 어렵다. 김효범 감독은 “코번은 지난 시즌 무릎을 다쳤다가 예상했던 복귀 시점보다 늦어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4주 후에 돌아오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코번의 빈자리는 일단 마커스 데릭슨이 메운다. 데릭슨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5분3초를 뛰면서 7.2득점 3.6리바운드를 마크했다. 현대모비스전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34분54초를 소화하는 동안 9득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결국 삼성은 71-87로 졌고, 4연패에 빠졌다. 시즌 10패째(2승)를 떠안으면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12월 일정 첫 경기를 치른 삼성은 이달에만 10경기를 더 소화해야 한다. 내년 1월에도 11경기가 있다. 21경기 중 14경기가 원정이다. 체력이나 기량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종합해 봤을 때 데릭슨만으로는 경기를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워 보인다. 코번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자칫 연패가 길어질 경우 압도적인 최하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

김효범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 /KBL 제공
김효범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 /KBL 제공

삼성도 이 시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코번의 대체 외국인 선수 물색에 나서고 있다. 경기 후 김효범 감독은 “현대모비스전이 끝난 뒤 숙소에 들어가서 미팅을 통해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준비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체 외국인 선수가 당장 팀에 합류하는 상황은 아니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 관계자는 본지에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맞다. 다만 영입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며 “아무나 데려올 수가 없다. 연봉 등 서류 작업도 해야 하고, 이 선수가 팀에 녹아들 수 있을지도 봐야 한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핵심 선수인 이정현과 이원석의 어깨가 무겁다. 활약이 절실하다. 두 선수는 현대모비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현은 19득점, 이원석은 15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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