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일일 평균거래량도 감소…하반기↓
세계 주요국 지수 우상향…한국만 ‘제자리’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하반기 한때 2900선을 넘봤던 코스피가 최근 들어 2500~2600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반등 시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8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61% 내린 2594.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올해 첫 개장일인 1월 2일 종가 2699.81로 시작했다. 3월 중순 2700선에 진입한 이후 6월 상승세를 탄 코스피는 7월 11일 2891.35로 장을 마감하며 ‘삼천피’를 향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달인 8월 2400선까지 주저앉으며 현재까지 2500~2600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거래량 역시 줄어드는 모습이다. 1월 2일부터 10월 8일까지 코스피의 일일 평균거래량은 4억9761만주를 기록했다. 지난해 일일 평균거래량인 5억3820만주와 비교하면 약 7.5% 가량 줄어든 셈이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상반기는 5억3763만주였던 일일 평균거래량은 하반기 4억1569만주로 23%나 감소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최고점을 찍었던 7월 일일 평균거래량은 4억6915만주에 달했으나 2500~2600선에서 횡보를 보이기 시작했던 9월에는 3억6252만주로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었다.
여기에 정부가 ‘한국 증시의 도약’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역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8일 기준 기준선 1000선 아래인 994.74를 기록했다.
이처럼 코스피가 반등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 머무는 동안 세계 주요국 지수는 올 한해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먼저 미국 3대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10월 9일까지 △나스닥종합 1만4866→1만8292 △다우존스30산업평균 3만7715→4만25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4743→5278 등으로 상승했다. 일본의 경우도 니케이225지수가 올해 1월 4일 3만3288에서 10월 9일까지 3만9509로 올랐으며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올 초 2962, 1만6789에서 9일 장 마감 기준 각각 3259, 2만637로 상승했다.
코스피는 올해 전세계 평균 수익률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올해 전세계 평균 수익률은 16.6%를 기록했다. 선진국 평균 수익률은 16.7%, 신흥국은 15.2%였다.
주요 국가별 평균 수익률은 △대만 24.4% △미국 20.6% △일본 15.5% △독일 14.1% △중국 12.2% 등이었다. 한국은 코스피가 -3.2%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11.3% 수준이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권 국가로 좁혀보면 대만 24%, 일본 16%, 중국 12%과도 차이가 난다”며 “물론 나라마다 배경과 동선은 각기 다른데 중국은 최근의 급등세가 반영된 결과이고, 일본은 7월이후 부진한 모습이 수익률에 가려져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시장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추론해 보자면 지수 부진과 별개로 개별기업의 성과는 차별화되고 있지만 모멘텀 부족은 여전하다는 점, 외국인 이탈로 인한 시장 수급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이 배경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코스피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상반기 22조4226억원을 순매수했으나 하반기 들어 9조938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9월 한 달 사이 8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상반기 각각 13조4795억원, 8조3082억원을 순매도했으며 하반기에는 개인 7조2199억원, 기관은 2조5392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컸던 9월 역시 개인 5조4927억원, 기관 2조764억원으로 매수 우위였다.
아울러 코스피 부진의 이유로 ‘반도체’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표주 부진이 시장 수익률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흐름을 보면 우리 시장의 부진에는 반도체 부진이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상반기 주도주는 크게 인공지능(AI)·인프라·밸류업 3분류였는데 이 중 하반기 달라진 것은 반도체 성과가 크게 후퇴한 것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시가총액 1등의 삼성전자가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로 전환하며 코스피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반면 HD현대일렉트릭은 여전히 압도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고, 밸류업에 진심인 기업도 성과 상위에 포함되고 있는데 인프라, 밸류업 기업 비중이 높은 투자자의 수익률은 코스피와 달랐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대표주, IT S/W 등이 남은 하반기 수익률의 변수가 될 기업들이라는 것이 이 연구원의 의견이다. 하반기 들어 성과 상위 기업 중 달라진 것은 방산, 바이오 기업이 추가된 것이고 최근에는 2차전지마저 반등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연말까지 이들의 차별적인 부진은 지속될 것인지 캐치업에 나설 것인지가 중요할 수 있으며 캐치업에 나선다면 실적에 대한 걱정을 충분히 반영했거나 내년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야 한다“며 ”이들 기업의 이번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충분히 낮아진 것으로 판단하는데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이 나온다면 연말까지 반등의 명분이 생겨날 수 있는 시점이 아닐까 한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8월 이후 수익률 글로벌 최하위,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자리했다”며 “반도체 업황·실적 불안에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외국인 대량 매도로 이어지며 반도체 주가 하락이 코스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역으로 생각하면 반도체 실적 불안 진정 시 반도체 주도의 코스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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