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는 16일 모집 마감
이달 말 의료개혁 4대 실행 계획 발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정책 관심"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 지원율이 저조하자 보건당국이 모집기간 연장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9일부터 전공의 모집을 다시 시작한다. 레지던트 1년차는 오는 14일까지, 레지던트 2~4년차와 인턴은 16일까지 모집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선발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9월부터 예정대로 전공의 수련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지난달 31일 마감) 지원율은 1.36%에 그쳤다. 전공의 총 모집인원 7645명 중 104명만 지원했다.

정윤순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공의 수련체계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는데도 하반기 모집 지원율이 미진해 매우 안타깝다"며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고자 모집 기간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모집이 '추가'가 아닌 '연장'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전공의들에게 마지막 복귀 기회라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사직한 전공의 5701명의 약 11%인 625명은 종합병원 등에 취업했다. 이는 지난주 258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가 아닌 일반의로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사직한 전공의 중 하반기 모집에 참여한 지원자는 91명으로 집계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전공의 단 한 분이라도 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소통하고 설득하겠다"며 "전공의의 복귀를 방해하는 언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엄중히 조치하고 복귀한 전공의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고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의료개혁에 관한 정부의 의지가 공허한 약속이 아님을 의료계가 신뢰할 수 있도록 직접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도 의료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모집이 시작된 지조차 모르는 전공의들도 많았다"며 "이번에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공의 모집보다는 정부가 제시할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대책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골자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상향하고, 전문의와 진료지원(PA)간호사 중심으로 업무를 개편해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현재 50% 수준의 상급종합병원의 중증환자 비중을 3년 내 60%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 또한 2027년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중증 기준인 '전문진료질병군 입원환자' 비중의 하한선을 현재 34%에서 적정한 수준까지 상향한다. 

전공의에 대한 의존 비율을 줄이고 이들이 담당했던 업무를 전문의와 PA간호사가 담당할 수 있도록 병원 자체 훈련 프로그램 도입, 업무 효율화 과정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평균 약 40%를 차지하는 전공의 근로 의존도를 절반인 20% 이하로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전공의에 대한 수련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현재 36시간인 전공의의 연속 수련시간 상한을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전공의 근로시간을 더욱 합리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와 특수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집중하도록 관련 병상은 확충하고, 일반 병상은 축소한다. 지역과 병상의 규모, 비상진료체계 내 병상 감축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15% 수준의 병상 감축이 추진된다.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경영난으로 인해 각 부처별로 예산이 삭감되고 있는 것 외에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변화를 잘 체감하지 못한다"며 "현재 근무 중인 의료진들의 부담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 외부에서 우려하듯 진료와 수술 등에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의 중심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대책은 의료계의 구조가 바뀌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 방향과 추진 속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구체적인 보상구조 개편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시범사업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하며 현장 수용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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