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학병원, 경영난 절규…정부 신뢰 바닥
수련 특례 제공에도 지원율 미미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의 전경./ 연합뉴스 제공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의 전경./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 오후 5시에 마감되는 가운데 전공의 지원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26개 의료기관은 올 하반기 총 7645명의 전공의를 모집한다. 유형별로는 인턴 2525명, 레지던트 5120명이다. 

앞서 복지부는 복귀·하반기 모집 지원 전공의 대상으로 '수련 특례'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연차·과목 지원 제한을 풀고 추가 국가시험 제공 등 최대한 수련에 차질이 없게끔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특례는 9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에 한정되며, 이 시기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복지부의 특례 제공에도 불구하고 지원 현황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이른바 빅5 병원 관계자들은 "마감을 해야 정확히 파악되겠지만 현재까지는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정부의 특례 제공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복귀는 커녕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병원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공의를 모집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긴축 재정으로 버티고 있지만 매출난이 매우 심각하다. 이를 버틸 수 있는 곳은 극소수뿐일 것"이라며 "대학병원 대부분이 각 과별로 예산을 삭감하고 있어 학회·행사 참여가 불가능해 연구 발표에도 애를 먹고 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의료 공백 및 대형병원 운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다 할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3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인원이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복귀를 망설이고 있는 사직 전공의들은 환자와 본인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도록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근본적인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사업설명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다음 달 중 최종 방안을 마련, 이를 토대로 9월 시범 사업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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