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한 것에 대해 협회가 장문을 입장문을 내놨다.
안세영은 앞선 5일(이하 한국 시각)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거침없는 발언으로 현장 취재진을 당황하게 했다. 안세영은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로 발언을 이어갔다.
협회는 7일 안세영의 작심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해명에 앞서 협회는 "안세영의 인터뷰로 인해 파리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장을 무겁게 만든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협회는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안세영 등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선수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해명자료를 통해 먼저 협회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안세영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적이 없다. 또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의 벌금 규정 때문에 부상 선수를 무리하게 국제대회 출전시킨 사례는 없었다. 특히 안세영의 경우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제출 후 BWF로부터 어떠한 벌금과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의 부상과 관련한 민감한 발언에 대해서도 상세히 해명했다. 협회는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전 경기 중 안세영 선수는 무릎 부상을 입고 결승전 경기를 소화하였으며, 귀국 후 다음과 같은 일정을 진행했다"며 "2023년 10월 8일 입국 후 MRI 촬영(안세영 선수 개인적으로 병원 방문)을 했고, 다음날인 9일 서울 송파구 소재의 정형외과에서 김지은 대표팀 트레이너와 동행해 MRI 판독을 했다. MRI 촬영 병원과 판독 및 진단, 치료한 병원이 다른 이유는 MRI를 촬영한 병원에서는 8~9일 휴일로 빠른 판독이 불가해 김지은 트레이너를 통해 최대한 빠른 판독할 수 있는 병원을 섭외했고, 김지은 트레이너와 동행해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2주간 절대적인 휴식 및 안정이 필요하며 재활까지는 4주가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 당시 오른쪽 무릎 슬개건염 부분적 파열 및 슬개건 자체의 심한 부기와 함께 물이 차 있었고, 오른쪽 무릎 조직 재생 주사 치료로 처치를 했다"며 "병원에서는 차기 예정된 일본마스터즈대회(2023년 11월 14일~ 11월 19일)의 참가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이후 대회인 중국마스터즈대회(2023년 11월 21일 ~ 11월 26일)의 참가도 어렵고 완전한 회복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안세영 선수 본인 요청으로 소속팀 삼성생명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했으며 5주 재활 후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첫 복귀 국제대회인 일본 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3위)와 중국마스터즈대회(최종성적 16강)에 참가했다. 이후 안세영 선수는 2024년 말레이시아오픈(1월 9일 ~ 1월 14일) 및 인도오픈(1월 16일 ~ 1월 21일)을 연속해 참가하였으며,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 후 인도오픈 기간 중 8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했다"며 "안세영 선수는 8강전 기권 후 금요일 밤에 한국으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으나,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안세영 선수가 일정을 변경해 토요일 비행기를 타서 일요일 한국에 귀국하더라도 휴일 귀국 등을 고려했을 때 즉시 진단 및 치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상 부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국길에 오르는 것보다 휴식 및 부상 부위 안정을 취한 후 선수단과 같이 동행해 귀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조기 귀국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인도병원에서 안세영 선수의 진단 및 치료를 하기에는 인도병원에 신뢰도가 떨어져서 인도병원 이용 등의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의 부상으로 인해 협회는 지난 2월부터 전담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파리플랫폼에 도착한 후 이틀 뒤 안세영 선수는 훈련 중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했다. 발목 힘줄 손상 소견으로 대한체육회와 협의 하에 체육회의무팀 치료 지원과 파리 내의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하였으나, 안세영 선수가 치료를 받기 원해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7월22일 출국·8월 4일 파리 출국)했다. 1100만 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하며 치료를 지원했다. 이 과정은 안세영 선수의 부상이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상대 선수들에게 안세영 선수의 부상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대한체육회와 협회 일부 관계자 외에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한 채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병원에서 '오진'이 나와 부상이 악화됐다고 했다. 협회는 "오진과 관련된 사항은 안세영 선수가 방문해 진료받은 병원과 진료 및 치료기록 등을 소상히 파악해 어떠한 부분에서 오진으로 안세영 선수가 고통을 받았는지 확인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회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세영은 '트레이너 쌤'으로 불리는 한수정 트레이너를 자주 언급했다. 협회는 한수정 트레이너의 대표팀 합류 및 퇴직 경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난해 6월 국가대표팀에서 마사지를 통한 선수들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컨디셔닝 관리사 채용을 요청해 협회에서 검토 후 채용 과정을 진행했다. 6월 7일부터 21일까지 공개채용을 위한 채용 공고를 올렸고, 6월 30일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관으로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 국가대표팀 감독이 참석했다. 그 결과 면접대상자 6명 중 한수정 트레이너를 채용했다. 계약기간은 2023년 7월 3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였다"라며 "협회는 한수정 트레이너의 계약기간이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종료시까지는 안세영 선수에 대한 한수정 트레이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림픽 종료시까지 계약 연장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수정 트레이너의 파리행 거절로 인해 선수단의 사전훈련캠프 출발일인 7월 12일까지만 계약을 연장하고 계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협회의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방식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단식과 복식에 따라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방식이 달라야 한다. 체력 운동 프로그램도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의 낡은 시스템 아래에선 오히려 부상 위험이 크다"며 "이제껏 우리 대표팀 운영은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다. 경기력 관리를 위해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협회는 "진위 여부는 국가대표팀 귀국 후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훈련 방식 및 체력 운동 프로그램 방식을 면밀하게 조사한 뒤 공유하도록 할 것이다. 안세영 선수의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은 협회로 공식 전달된 바가 없다.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보겠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다음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선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현 협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서는 은퇴한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규정으로 '국가대표 활동기간을 햇수로 5년 이상인 선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연령은 여자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 규정이 무시될 시 국가대표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이탈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있으며, 그럴 경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에 있어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라며 "또한 올림픽대회의 참가는 아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 올림픽 참가 선수의 최종 결정 권한은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있다. 우리 협회의 임의적인 결정으로 선수에게 참가 권한을 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는 데 있어 단식 선수에게 복식경기를 하도록 종용한 사례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안세영 선수의 대표팀 결별 관련 발언 관련 우리 협회는 배드민턴 더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중요한 선수가 국가대표팀을 떠나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안세영 선수의 귀국 후 열린 마음으로 심도 있는 면담을 통하여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안세영 선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협회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협회가 6일(한국 시각) 대한체육회의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 안세영의 참석을 막았다는 보도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안세영 선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고 있어라'라거나 기자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를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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