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에 빛나는 안세영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안세영의 귀국길엔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몰렸다. 2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이유도 있지만, 결승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작심 발언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입국 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취재진 앞에 선 안세영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아직 협회와 어떠한 것도 이야기한 것이 없다. 소속팀(삼성생명)과도 상의 된 것이 없다. 자세한 것은 상의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당시 대한체육회는 ‘선수 본인의 의사에 따라 기자회견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세영 측 입장은 달랐다. 안세영은 "딱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저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회견을 기다리라는 지시는 협회의 누구에게 들었느냐’는 질문에 “협회와 소속팀과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은 만큼 말을 자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을 이어가던 도중, 소속팀 삼성생명의 매니저가 안세영의 팔을 잡고 급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자칫하면 무릎 부상을 호소하던 안세영의 부상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소속팀 버스로 향하는 안세영을 따라 수많은 기자와 카메라는 줄곧 그를 감쌌다. 안세영은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은 채 버스에 올랐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따낸 직후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크게 실망했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천위페이(중국)와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후 올림픽 대비에 고충을 겪었다. 당시 첫 검진에서 최소 2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느끼며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안세영은 “(부상 부위가) 많이 안 좋더라.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음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선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세영의 발언에 이날 오전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나와 선수,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 (부상) 오진에 대해서만 파악해서 보도 자료로 배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안세영은 “상의해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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