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그리스서 암모니아 신기술 인정받아
中·日 친환경 기술 현황 공개...메탄올·수소연료 등 다양한 연료 활용해
 ‘포시도니아 2024(Posidonia 2024)’ / 포시도니아 뉴스룸 제공
‘포시도니아 2024(Posidonia 2024)’ / 포시도니아 뉴스룸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전세계 조선업계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GHG) 배출을 금지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넷제로(Net-Zero)’ 목표에 맞춰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선박 분야를 선도할 연료와 국가, 기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글로벌 조선업계가 그리스에서 만나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 한국 조선업계는 '암모니아'를 차세대 선박연료로 제시하며 친환경 선박의 선도자로서 입지를 입증했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조선·해양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Posidonia 2024)’가 지난 3일에서 7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됐다. 올해 행사는 82개 국가와 지역에서 2038개 기업이 참가해 총 3만2527명이 방문하는 등 참가업체, 방문객수 등 측면에서 모두 신기록을 경신했다. 포시도니아는 노르웨이의 노르시핑, 독일의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SMM)와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포시도니아 2024 한국관 현장사진 /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포시도니아 2024 한국관 현장사진 /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국내 조선 3사도 이번 박람회에 참가해 암모니아 관련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암모니아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무탄소 연료로,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 등 측면에서 시장성이 높아 차세대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다른 대체연료에 비해 독성과 부식성이 높아 선박 연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위험성을 제거하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전 세계 조선·해운 관계자 1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국제테크포럼'을 열고, 암모니아추진선 신기술을 발표했다. / 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한국조선해양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전 세계 조선·해운 관계자 1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국제테크포럼'을 열고, 암모니아추진선 신기술을 발표했다. /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추진선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암모니아 스크러버를 공개했다.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는 배출되는 암모니아를 두 차례에 걸쳐 흡수해 배출량을 ‘제로(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다. 또한 배기가스가 나가는 배출구를 선원 거주 공간과 멀리 이격시켜 배치했다.

아울러 HD한국조선해양은 “자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선박 관리 시스템’과 ‘원격용 드론 시스템’을 암모니아 추진선에 적용할 경우 암모니아의 미세 누출원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 HD현대 조선계열사들은 암모니아 관련 기술을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인정받았다. HD현대중공업은 한국선급(KR)으로부터 ‘차세대 암모니아 연료추진 자동차운반선’에 대한 개념승인(AIP)을 받았다. HD현대미포는 △암모니아 연료전지 기반 무탄소 전기추진시스템 △암모니아 추진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피더컨테이너선에 관한 AIP를 영국 로이드선급(LR), 미국 ABS선급, 노르웨이 DNV선급 등 3곳의 선급으로부터 각각 획득했다.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 이미지 / 삼성중공업 제공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 이미지 /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 또한 이번 박람회에서 LR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VLAC) 설계'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의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는 추진용 메인 엔진, 전력용 발전기 엔진 모두 연료전지로 대체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은 물론 이산화탄소(CO²) 배출이 전혀 없는 '3무(無) 친환경 선박'이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은 "암모니아는 조선해운업계의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솔루션"이라며 "삼성중공업이 친환경 신제품 개발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 ‘암모니아 실증설비’를 구축해 암모니아 밸류체인의 핵심기술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추진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개발한 암모니아 연료추진 암모니아운반선 조감도 / 한화오션 제공

올해 박람회에서 한화오션은 9만3000㎥급 암모니아 연료추진 VLAC를 선보였다. 한화오션이 선보인 VLAC에는 추진 축에 모터를 연결해 발전함으로써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축발전기 모터 시스템(SGM),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인 HS4 등이 탑재됐다.

암모니아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4월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은 VLAC 16척을 수주했으며 수주잔량은 24척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VLAC 2척을 수주해 현재 4척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 또한 올해 초 VLAC 4척을 수주하며 지난 3월 말 기준 수주잔량을 8척을 확보했다.

이에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올해 ‘포시도니아 2024’에서 중국 조선·기자재 업계의 광범위한 발전과 현실적인 연구개발(R&D) 한계에도 진보하는 일본 등 주요 조선산업국들의 노력이 일부 확인됐다”며 “국내 업계도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점차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의 신조선 시장 점유율, 주요 조선업 국가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진전 등을 고려하며 차별화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포시도니아 2024'의 CSSC 부스 / 신화통신 제공 
'포시도니아 2024'의 CSSC 부스 / 신화통신 제공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도 친환경 선박 기술들을 선보이며 실제 수주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냈다. 베트남에 본사를 둔 선주·선박관리회사인 아시아태평양해운(ASP)은 광저우 조선소 인터내셔널(GSI)에 메탄올 이중연료 MR 유조선 3척을 수주했다. 또한 GSI는 세계 최대 크기의 VLAC 설계를 위한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서명하며 암모니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또한 일본의 가와사키중공업은 액화수소운반선 대형화에 이어 수소연료추진선을 개발할 계획을 발표했다. 양종서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가와사키중공업은 현재 액화수소운반선 대형화 모델을 개발 중이며 오는 2031년 첫 호선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도 암모니아가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번 박람회에서 관련 선박의 개발 현황을 발표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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