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V 대비 SC 투여군 부작용 적어
흔하지 않은 돌연변이 치료에도 효과
증권가 "파이프라인 가치 25% 상향 조정"
유한양행 사옥 전경.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사옥 전경. /유한양행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유한양행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 임상 결과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Best of ASCO'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예정돼 있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렉라자 허가 승인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ASCO 2024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SC(피하주사 제형)와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IV(정맥주사 제형)의 비교 임상 3상 PALOMA-3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에서는 이전에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등의 치료 경험이 있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SC 그룹과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IV 그룹을 나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임상 결과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SC 투여군이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IV 투여군과 비교해 약물동태학과 효능이 유사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기존 IV의 투여시간이 4~5시간이었던 것에 비해 SC에선 5분으로 단축됐고, 주입관련 부작용(IRR)은 SC 투여군이 13%로 나타나며 기존 IV 투여군의 IRR이 66%인 것에 비해 약 5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 6.1개월 → 4.3개월) △전체생존기간(OS) 개선 경향 확인(HR 0.62) △정맥혈전색전증 부작용(9% → 14%)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김승민 미래에셋 연구원은 "SC투약 85%의 환자가 매우 편리하거나 편리하다고 답한 반면, IV는 35%에 그쳤다"며 "정맥혈전색전증 발생률 또한 항응고제 투여 여부와 상관없이 SC에서 덜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추적관찰 기간 7개월 동안 객관적 반응률(ORR)은 두 투여군 모두 27%로 유사했고, 반응지속기간(mDoR)은 IV투여군은 4.3개월인 것에 비해 SC 투여군이 6.1개월을 기록하며 기간이 연장된 것을 확인했다.

김승민 연구원은 "투약 편의성, 안전성 측면에서 경구 제형 단독 요법인 타그리소가 우위에 있기에 시장 침투 속도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며 "기존 IV 대비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을 개선시킨 PALOMA-3 데이터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분석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ESMO에서 지적받았던 부분이 내약성과 향후 발표될 OS 결과다"며 "이번 PALOMA-3를 통해 주입반응이 조절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외에도 조갑주위염을 줄이기 위한 항생제와 피부 보습제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 2상 COCOON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PALOMA-3뿐만 아니라 다른 임상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들이 나왔다.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IV' 임상 1상 CHRYSALIS-2 코호트C에서 흔하지 않은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 결과 전체 환자 대상 ORR 51%, mPFS 11.1개월, 이전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에 대해서는 ORR 55%, mPFS 19.5개월을 기록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기존 치료제인 지오트립이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 대상으로 mPFS 8.2~14.7개월 기록한 것 대비 다소 긴 mPFS 19.5개월을 달성했다"며 "흔하지 않은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치료 효과를 확인했고 추가로 이전에 지오트립을 투약한 적 있는 환자 6명에 대해 ORR 45%, mPFS 5.7개월 기록하며 2차 치료제로의 효과 확인했기 때문에 추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했다.

MARIPOSA 임상 3상 하위 분석 결과에서는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요법이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 단독 요법 대비 고위험 환자 및 간 전이 환자들에게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ASCO를 토대로 유한양행의 기업 가치를 상향 조정했다.

박재경 연구원은 "렉라자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기존의 1조 9500억원에서 2조 5000억원으로 약 25% 상향 조정한다"며 "이번 ASCO에서 발표된 희귀 돌연변이 결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희영 연구원은 역시 "영업가치는 2025년 추정 4조 3000억원으로 산정한다"며 "비영업가치는 레이저티닙, YH35324 등 신약 가치에 보유지분 가치를 더해 4조 4000억원으로 추정, 총 기업 가치(영업 가치+비영업 가치)는 8조 8000억원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얀센은 PALOMA-3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 EMA에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SC 승인을 신청했다. 추후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Best of ASCO에 선정된 만큼, 미 FDA에 신청한 렉라자의 허가 결정도 순조로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김승민 연구원은 "지난 2월 FDA로부터 우선심사에 지정된 바 있어 늦어도 8월 22일까진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경쟁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화학요법 병용은 지난해 10월 우선심사 지정 4개월 후인 올해 2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FDA 허가를 획득한 바 있어, 더 일찍 허가를 획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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