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티투닷에 1조 투자 '착착'...2025년까지 전차량 SDV로 전환
中바이두와도 커넥티비티 협력...도시 전체를 SW로 운영하는 SDx 중장기 목표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개념도.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개념도. /사진=현대차

[한스경제=박시하 기자] 오는 2025년까지 전 차종의 SDV화를 선언한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와 전방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SDx(Software Defined everything)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SDx는 현대차그룹의 중장기적인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는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고 관리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도시 전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로 운영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이사회에서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자회사인 포티투닷에 2535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하고 SDx 출발점인 SDV 전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SDV 전환을 위해 포티투닷에 3년간 3단계에 걸쳐 1조원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2단계 투자를 통해 SDV 전환 의지를 확고히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SDV는 차량의 제어뿐만 아니라 편의, 안전,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테슬라에 비해 SDV 전환에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대규모 투자와 인재 확보를 통해 SDV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SDV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5월 현대차 2077억4300만원, 기아 1384억9055만원 등 총 3462억3355만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현대차 1521억5300만원, 기아 1014억4200만원 등 총 2535억9500만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오는 2025년에는 현대차 2905억2400만원, 기아 1936억8200만원 등 총 4842억600만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과 함께 소프트웨어 분야의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포티투닷은 앞서 테슬라와 애플 출신의 인력을 영입한 데 이어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차량용 SW 플랫폼 개발’, ‘오픈형 안드로이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및 카 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개발’, ‘차량제어/SW 개발’, ‘차량용 반도체 개발’ 등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에서 경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CES 2024에 참가해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이라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박시하 기자
현대차가 CES 2024에 참가해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이라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박시하 기자

앞서 지난 4월에는 중국 빅테크 기업인 바이두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를 통해 양사는 미래 신사업 발굴과 신기술 개발을 통해 중국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 커넥티비티 △ 자율주행 △ 지능형 교통 시스템 △ 클라우드 컴퓨팅 등 포괄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바이두는 현대차를 비롯해 BMW, 포드, 테슬라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정도로 커넥티비티를 비롯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검색엔진 분야에서 중국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SDV 전환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달 9일 ‘자동차산업 미래 경쟁력 강화 방향’을 주제로 열린 제21회 자동차의 날 기념 컨퍼런스에서 SDV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가치를 보존할 수 있어 타사 대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수정을 통해 오류 및 리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인포테인먼트·ADAS·자율주행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완성차 업체가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DV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불리는 테슬라는 한 발 앞선 SDV 적용을 통해 고객 확보와 수익 창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에는 자동차의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ECU가 100개 이상 있었지만, 테슬라는 ECU 4개로 자동차 전체를 통제하는 효율적인 아키텍처를 완성했다. 또 독자적으로 구축한 운영체제(OS)를 통해 자체 개발한 칩 기반의 고성능 컴퓨터로 차량 전체를 제어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기능과 성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한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품질 비용을 매출액 대비 1% 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따라 SDV 전환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SDx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SDx는 사람과 디바이스, 도시 인프라가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SDV 차량과 호출, 보험, 주차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SDM(Software Defined Mobility)을 넘어선 개념이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SDx는 차 한 대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꿔나가겠다는 중장기적인 목표”라며 “현대차·기아가 자동차도 만들고 있지만 수요응답형 교통체계 DRT와 슈퍼널의 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과 실내 배달 로봇 등 다양한 기술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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