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힘 의원, 尹 고향 친구서 비서실 새 사령탑으로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대통령 신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임명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 소통 행보를 예고했다. 수석비서관이나 대변인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은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며 '소통·민생'을 토대로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들에게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나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현장을 뛰어다녔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며 "스타일을 많이 바꿔야겠다. 국민께 친근하게 다가가는 대통령이 돼야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전날 신임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정무수석에 홍철호 전 의원을 임명했는데,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인사 발표를 하며 1년5개월 만에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22년 11월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 이후 1년5개월만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소통없는 일방통행 리더십'을 고집했다.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독선적 이미지가 총선 참패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됐고 결국 총선 참패로 이어졌다. 한국 정치사 최초로 집권 2년 차에 정권 심판론을 맞았다. 남은 임기 3년간 거대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통과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윤 대통령이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은 앞서 경제·산업 분야 전문가인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을 통해 윤 대통령 임기 초반 자유경제 정책 기조를 앞세웠다면, 앞으로는 불통 이미지를 상쇄할 '정치인' 비서실장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책방향 자체를 뜯어고치겠다는 뜻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어느 정도 우리가 나가야 될 방향, 정책, 이런 것들은 세워져 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이자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 실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았고 윤 정부 출범 이후에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정 실장의 인선은 내부 장악력에 강점이 있다. 다른 정치인들에 비하면 계파 색이 옅고 야당과 상대적으로 각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정 실장은 윤 정부 첫 정치인 출신 비서실장으로 윤 대통령에게 정치 출마를 권유했던 고향 친구이자 당내 중진으로서 이후 대선 과정과 정권 초기에 든든한 뒷받침을 해오기도 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삼봉 정도전의 '백성을 지모로써 속일 순 없고 힘으로 억누를 수는 더더욱 없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600년 전 왕조 시절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랬는데 지금은 공화국 아니냐"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통령께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말씀드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새 비서실장이 임명된 만큼 5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소통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부에선 시행됐으나 윤 정부 들어 멈춰섰던 언론사 편집국장·보도국장 등과 회동, 취임 2주년(5월10일) 기자회견 등이 검토된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후임 국무총리 인선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집권 3년차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여야 정당, 언론, 많은 시민사회와 더 많이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듣고 열어놓고 할 것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반면 야당은 일제히 정 비서실장 인선을 비판했다.
김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 주변에, 그리고 국민의힘에 인재가 없긴 없나보다"라고 했고, 김도현 진보당 부대변인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인사다"라고 질타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민심을 받드는 가장 책임 있는 자세는 총리나 비서실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만과 독선으로 국정을 운영해 온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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