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3분기 실적 양호·펀더멘탈 견조”…긍정적 시각 유지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으로의 키움증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 일부를 회수했으며 이후 손실액은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 9일 키움증권은 “황현순 사장이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황 사장은 23년간 몸담았던 키움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2000년 키움증권에 입사한 황 사장은 키움증권의 투자운용본부장, 리테일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과 그룹전략경영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한 차례 연임됐으나, 결국 임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황 사장은 이번 영풍제지 하한가 관련 미수금 발생 건 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한 주가조작에도 키움증권이 엮이면서 손실이 발생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CFD 관련 손실에 이어 최근 대규모 미수채권까지 발생하면서 실적 부분에서도 부담을 안게 된 상황이었다.
키움증권 측이 밝힌 현재까지 남아 있는 미수금의 규모는 4333억원에 달한다. 키움증권은 지난 6일 “영풍제지 거래 재개 후 반대매매 대상 수량이 모두 체결돼 미수금을 일부 회수했고 6일 현재 미수금은 약 4333억원이다”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으며, 손실액은 2023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불구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미수금 발생으로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펀더멘탈은 여전히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영풍제지 관련 미수채권 발생으로 4300억원 일회성 손실대거 반영 예정으로 연간 이익은 감익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당배당금(DPS)은 지난해 수준인 3000원을 유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키움증권에 있어 다사다난한 한해였는데 3분기 실적은 커버리지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이고 펀더멘탈은 변함없이 견조함을 확인했다”며 “이슈 발생으로 신뢰도 하락은 애석하지만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사측도 노력 중에 있으며 브로커리지 명가로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수금 사태 이후 일부 투자자들의 이탈이 포착됐다”면서도 “시장점유율(M/S)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손실은 제한적일 것인데 주식투자 증가에 따라 증권업 전체로 거래대금 수혜누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키움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하기도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일정 부분에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11만 8000원으로 4.1% 하향한다”며 “4분기 반영될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비용이 4333억원으로 당초 예상 2500억원을 상회했으며 이를 반영해 2023년 이익 전망치를 4400억원으로 직전 대비 16.9%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의견을 기존과 같이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우수한 실적을 시현했고, 주주환원율 30% 이행을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이 700억원 집행됨에 따라 수급 부담 역시 완화됐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3% 하향된 13만원으로 제시했다. 백 연구원은 “10월 20일 확인된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은 4943억원이었는데 반대매매를 통해 줄어든 결과 6일 기준 미수금은 4333억원이다”며 “관련된 손실을 올해 4분기에 반영하고 예상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하향 조정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미수금 손실이 주가에 기반영된 상황에서 시장 거래대금 및 키움증권의 약정 점유율이 반등할 점을 고려해 매수의견을 유지한다”며 “주주환원 매력도 지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차기 사장 후보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엄주성 부사장을 거론하고 있다. 엄 부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키움증권의 자기자본투자(PI) 본부·투자운용본부·전략기획본부 등을 거쳤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사회가 열령봐야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오는 16일 개최되는 이사회를 통해 황현순 사장의 사임 의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