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첫날 제외 유의미한 변화 없어…상승 동력은 ‘펀더멘털’서 나와”
“금리 부담 완화로 금지 관계없이 시장은 긍정적 퍼포먼스 이어갈 것”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 된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지 이후 수급 효과가 첫날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 된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지 이후 수급 효과가 첫날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 된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지 이후 수급 효과가 나타난 첫날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과 함께, 결국 실적과 금리가 시장상황에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공매도 잔고금액은 코스피(KOSPI)가 10조 9000억원, 코스닥(KOSDAQ)은 5조 7000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이전인 3일에 비해 각각 7.4%와 4.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지 첫날인 6일 하루 일시적으로 공매도 잔고금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누적으로 1조 5000억원, 7000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수량은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증시를 끌어올렸던 지난 2월과 7월 만큼 강한 강도의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기준으 월간 60% 이상 상승률을 보였던 2월·3월·7월 기준으로 일일 주가상승률이 10%대를 기록한 날 공매도 잔고 수량 대비 숏커버 추정 물량은 20~30%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쏠림현상이 과도했던 6일을 제외하고 7일 이후 일부 종목에서 둔화되고 있는 공매도 잔고 감소율은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코스닥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은 여전히 5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이전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에 있었던 종목들 중 현재까지 공매도 잔고비율의 유의미한 감소폭을 보이지 않는 종목들의 경우, 수급 노이즈가 지속될 여지가 존재한다”며 “해당 종목들은 대부분 12개월 선행(Fwd) 영업이익의 최근 1개월 변화율이 하향됐으며 이에 따라 숏커버링 효과가 6일 하루에 그친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의 최근 1개월 변화율이 플러스(+)인 종목들 중 공매도 금지 이전 대비 공매도 잔고 수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동시에 7일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외국인 및 기관의 누적 순매수가 관찰된 종목들은 오히려 ‘실적 매력도’가 부각돼 공매도 금지가 매수유인으로 작용한 사례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결국 수급 노이즈는 일시적이며 상승 동력은 기초체력(펀더멘털)에서 나온다는 결론이다”며 “추가적인 공매도는 불가능하고, 3분기 실적이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 이익 추정치 추가 상향은 제한적으로 공매도 잔고비율 상위 종목들 중 내년도 실적이 추가 개선되는 종목의 경우는 상승탄력은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10일 기준 공매도 잔고비율 상위 종목들 중 영업이익 전망치가 양호하고, 7일 이후 주가가 하락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일시적이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결국 공매도 금지 조치는 일종의 소음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컨대 과거 월별 대차잔고 및 차입공매도잔고 추이를 보면 연말로 갈수록 잔고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원래도 계절적으로 대차거래 청산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내년 공매도 포지션 재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연말까지 공매도 잔고는 크게 감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시황의 본질은 ‘금리’라는 것의 그의 의견이다. 강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와 관련돼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섹터는 역시 2차전지 밸류체인으로 볼 수 있는데 2차전지 지수는 11월 들어 14일까지 2주 동안 무려 12.9% 급반등하며 국내중시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이다”면서도 “하지만 13일 기준으로 테슬라가 11월 월간 11.3%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매도 금지 조치와 그로 인한 숏커버링 현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따라서 고금리 부담 완화에 힘입어 공매도 금지와 관계없이 시장은 긍정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이는 연말연초 렐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만들어 낼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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