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차전지 기업, 3분기 실적 부진…증권가 “2024년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
한국거래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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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결정의 영향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2차전지 관련주가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주가 흐름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업황과 실적 부진을 근거로 일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관련주들은 공매도 금지 첫날인 6일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코프로(+29.98%) △에코프로비엠(+30.00%) △포스코퓨처엠(+29.93%) △엘앤에프(+25.30%) △금양(+29.97%) 등 대부분의 종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하루 만에 사라졌다. 이튿날인 7일에는 3.74% 오른 에코프로를 제외한 나머지 △에코프로비엠(-4.85%) △포스코퓨처엠(-11.02%) △금양(-7.27%) △엘앤에프(-15.29%) 등의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역시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국내 증시는 공매도 금지 이후 2거래일동안 코스닥이 매수 사이드카 발동 직후 다음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양극단을 오고 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며 “또 공매도 금지 첫날 주가 급등 시 공매도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있었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둘째 날 주가 급락이 그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되고 있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하는 모양새다.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먼저 에코프로가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9000억원(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YoY) +17%, 지난 분기 대비(QoQ) -6%), 영업이익 650억원(YoY -69%, QoQ -62%)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3분기 매출액 1조 8000억원(YoY +15%, QoQ-5%), 영업이익 459억원(YoY -68%, QoQ -60%)을 기록하며 분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및 지난 분기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엘앤에프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2500억원(YoY +1.0%, QoQ-8.0%), 영업이익 148억원(YoY -85.0%, QoQ +394.4%)을 기록하며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의 내년 업황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미 2023년 10월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은 단기 전기차 전략 수정에 돌입했으며 그 여파가 2차전지 업종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유럽 OEM향 출하량 감소가 위기로 작용했는데 유럽 내에서의 중국산 전기차/배터리 점유율이 높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대규모 증설이 발표됐던 미국마저도 2025년 이후 배터리 공급 과잉 시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유 연구원은 “주요 OEM업체들의 신차 출시 및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신차 판매 가격은 소폭의 출하량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게 중요한 OEM 사 중심으로 2024년 EV 수요 둔화를 우려한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또한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당선 가능성,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원재료 조달 등 2024년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는 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OEM 사들의 △LFP 전환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 등의 발표에 이어 LG 에너지솔루션 등 증설 지연까지 발표됐다”며 “2024년 △IRA 불확실성 △EV 수요 둔화 △수주 공백기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도(증설 지연 등으로 인한 실적 가이던스 조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와 관련된 개별 종목들에 대한 기대치도 낮추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해 “4분기의 경우,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양극재 수요 감소로 양극재 출하 증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3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모두 감익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도’와 함께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리튬 가격 하락에 따라 양극재 평균판매단가(ASP)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전방 시장 성장세 둔화를 고려해 같은 기간 가동률 및 영업이익률 추정치도 하향했다”면서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35만원으로 하향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2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 연구원은 “ 목표주가 하향의 이유는 2025년 이익 추정치 하향과, 피어 멀티플(Peer Multiple) 하락 때문”이라며 “전방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증가, 증설 속도 조절 가능성이 있으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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