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높은 해외여행 수요 뒷받침"…3분기 양호한 실적 전망
최근 항공주의 흐름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마저 상승세를 보이며 부담을 더하고 있다. 사진은 여행객 붐비는 인천공항 출국장. /연합뉴스
최근 항공주의 흐름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마저 상승세를 보이며 부담을 더하고 있다. 사진은 여행객 붐비는 인천공항 출국장.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긴축 부담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며 항공주 역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마저 상승세를 나타냄에 따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높은 해외여행 수요와 이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등을 바탕으로 관련주의 비중확대를 추천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종가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이전 거래일 대비 0.45%가 오른 2만 2500원, 아시아나항공은 1.73%가 내린 1만 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또한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2.95%, 1.26%가 하락했다. 제주항공 역시 2.70%가 내린 1만 1880원을 기록했다.

항공주는 하반기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초 대한항공이 2만 5000원선에서 움직였던 것에 비해 최근엔 2만 2200원선까지 하락했으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기간 1만 1100원 후반을 유지하던 것이 이 1만원선까지 내려 앉았다. 티웨이항공·진에어·제주항공 등, 다른 항공주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엔 유가 상승이란 악재까지 만났다. 항공사 입장에선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항공유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깊어지기 마련이다.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일(현지시간) 기준,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98%가 오른 배럴당 87.54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7일에는 0.8%가 하락하며 10거래일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지만, 6월 67.70달러로 저점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유가 상승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원유 수출국이 원유 공급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는 일일 100만배럴 감산 계획을 12월까지 이어가기로 했으며, 러시아 역시 원유수출을 연말까지 30만배럴 추가 감산 계획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감산 추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의 감산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사우디의 경우는 네옴시티를 포함한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올해 수입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재정수지적자를 피하기 위해 유가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OPEC 감산은 평균 18개월 정도 지속됐으며, 물론 OPEC은 원유 수요 하락 등의 유가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행하기에 역사적으로 ‘감산=유가 상승’의 공식은 아니라 해도 OPEC의 감산은 통상 유가가 전 고점 대비 50% 정도 회복하기까지 지속됐기에, 이번 감산도 유가가 95달러 정도로 회복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추가 감산의 불확실성이 연말까지 사라졌기 때문에 연말까지 국제유가는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최근 국제유가의 거친 상승세에도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기에는 환경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항공주 ‘비중확대’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높아지고 있는 해외여행 수요와 이에 따른 항공업종의 양호한 영업실적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항공업종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며 “국제선 공급은 2019년의 85% 내외에 머물고 있는데 여행 소비심리지수는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 이미 팬데믹 이전보다 높다"며 "여기에 미주 노선은 외국 항공사들의 수요를 뺏어오고 있으며 중국은 아직 국내선만 정상화됐을 뿐으로, 7월 국제선의 경우 2019년 대비 51%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달러 기조에서도 미국 노선 여객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진 덕분에 3분기 국제선 탑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운임은 팬데믹 이전 대비에 비해 30~4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주가는 피크아웃과 유가 상승에 따른 우려로 오히려 연초 대비 하락해 투자의 기회로 본다”며 “시장에서 경쟁심화를 걱정하는 것에 비해 실제 공급 회복속도는 완만하며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대기수요가 더 많기 때문에 유가 상승부담을 운임에 전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주 투자심리는 유가와 환율에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모멘텀이 없을 때 단기적인 흐름에 국한된다”며 “주가를 더 잘 설명하는 것은 결국 수요였다는 점에서 지금의 조정은 반대로 기회다”고 전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며 높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유가와 환율 급등이 항공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국내 항공사들의 제한적인 여객기 공급과 국제선 수요 호조로 하반기에도 양호한 영업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거리 비즈니스 노선을 바탕으로 운임 전가력이 높고 항공 화물이 4분기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한항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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