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증가하는 오염수'에 '원전 폐로 시점'까지...계획 달성 미지수
환경단체·日언론 "2051년까지 원전 폐로 불가능"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마무리가 이번 세기 안에는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애초 일본 정부 계획대로라면 사고 원전의 폐로가 예정된 2051년에 맞춰 방류가 종료돼야 하지만, 이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한 데다 오염수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이 원전 사고 발생 12년 만에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지만 종료시점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원전 부지 내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바닷물과 희석, 삼중수소 농도를 국제기준인 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었다. 이후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 바다에 흘려보내는 중이다.
지난 3일 기준 후쿠시마 원전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약 134만3227톤에 달한다. 별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30~40년 안에 방류가 마무리된다는 것이 도쿄전력의 설명이다.
첫 방류는 지난 24일부터 17일간 7800톤의 오염수가 희석 과정을 거쳐 방류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전체 2.3%가량인 약 3만1200톤의 오염수가 버려질 예정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다만 방류가 진행되는 지금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로 인해 매일 90~100톤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어 내년 3월까지 실제 줄어드는 오염수는 약 1만1000~1만2000톤가량이다. 방류 완료 시점이 목표한 대로 이뤄질 지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오염수를 해양 방류 택한 이유인 '원전 폐로' 역시 언제 마무리될 지 미지수다.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잔해는 880톤가량이 쌓여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폐로를 위해 잔해를 제거해야 하는데, 사고 발생 이후 잔해물을 꺼내는 것은 물론 얼만큼의 잔해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고농도 방사능으로 인해 사람은 물론 로봇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2051년까지 원전 폐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구체적 대안없이 목표만 내세웠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이번 세기 내 원전 폐로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재난은 진행형이며, 사고 수습에 앞으로도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더욱이 후쿠시마 1호기 격납건물은 앞으로 또 언제 발생할지 모를 지진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원자로 핵연료를 시험 반출 작업은 2021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장치 개발 등이 늦어지면서 두 차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내년 3월 이전에 원전 2호기의 잔해 제거를 시작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에 "제거량은 몇 g에 불과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 정부의 태도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처리수(오염수 일본 명칭) 내일 해양 방출, 성의 빠진 무책임한 정치'라는 사설에서 "2051년쯤 원전 폐로를 완료한다는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엄중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내업계 한 관계자 역시 "학계 내에서도 30년 뒤 원전 폐로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미증유의 길로 접어들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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