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그리스 로도스섬과 코르푸섬·에비아섬의 산불 진화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크로아티아·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지중해 연안 9개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25일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포르투갈 등 유럽 국가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 등 최소 9개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알제리에서는 소방관 8000명이 화재 진압에 투입됐으며, 이 중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총 15개 주에서 화재가 발생해 1500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한 상태다.
알제리 온라인 매체 TSA는 국립 기상청을 인용해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50도(℃)에 달했다고 전했으며, 알제리 관영 APS통신은 여러 지역에서 3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알제리와 튀니지의 국경 중 2곳은 강풍과 화재로 인해 폐쇄됐다. 특히 북서부 타바르카 지역의 불길이 거세게 번지고 있으며, 해안 마을인 멜룰라에서는 300명 이상의 주민이 배와 육로를 통해 대피했다.
이탈리아도 강풍과 산불로 피해를 입었다. 25일(현지시간) 북부 지역의 폭풍과 시칠리아의 산불로 인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밀라노 주민들은 폭우와 우박으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고 나무가 뽑히는 등 피해가 있었다고 당국에 알렸다.
넬로 무수메치 시민보호 및 해양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최근 수십 년 동안 가장 복잡한 날들 중 하나를 경험하고 있다. 북부 지역은 폭풍우와 토네이도 및 거대한 우박이, 중부와 남부 지역은 폭염과 파괴적인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탈리아를 강타한 기후 격변은 우리 모두에게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소방관 100여 명이 니스 국제공항과 가까운 도시 카뉴쉬르메르와 빌뇌브루베 등에서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이번 산불이 '매우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고 판단해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바람이 너무 강해 소방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로 인해 아드리아해 도시 두브로브니크 남쪽으로 번지는 산불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스페인도 그란 카나리아섬 중심부에서 산불이 발생해 수백 명의 주민을 대피시키고 도로 3곳을 폐쇄한 뒤 소방 헬기를 배치했다.
그란 카나리아섬 의회의 안토니오 모랄레스 의장은 약 100명의 소방관과 9대의 항공기가 불길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르투칼은 인기 휴양지인 카스카이스에서 발생한 화재에 600명의 소방관과 항공기를 투입했다. 이 화재는 리스본에서 북서쪽으로 약 2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트라-카스카이스 국립공원의 산악 지대에서 시작됐다.
터키에서는 해안 마을 케메르에서 산불을 피해 병원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대피했다. 산불 진화 작업에는 비행기 약 10대와 헬리콥터 22대를 포함해 수백 명의 소방관이 배치됐다.
한편, 야네즈 레나르치치 유럽연합(EU) 위기관리 담당 집행위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화재 진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 최대 12대의 소방 비행기 계약을 체결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유럽에서 목격한 상황은 우리가 기후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며 "기후위기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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