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최태원 SK회장이 오후 8시30분께 국감장에 출석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사과하고 이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그룹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질의응답에 앞서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많이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당초 과방위 국감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던 최 회장은 ‘일본포럼’ 등을 이유로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정청래 과방위위원장은 “다시 출석할 것을 요청한다”며 “불출석 할 경우 고발 및 동행명령 조치 등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뒤늦게 출석한 최 회장은 “포럼을 빨리 끝내고 참석했다.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전한 후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1차적 원인이 SK측에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카카오 먹통 사태’의 1차 원인은 SK건설에서 지은 건물, SK가 만든 배터리, SK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발생한 화재”라며 “데이터 이중화에 소홀했던 카카오와 공동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 회장은 “화재의 책임이 SK측에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인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무정전전원장치(UPS)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은 할 말이 없는 정도의 잘못”이라며 “배터리는 항상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화재 시 빨리 진압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솔직히 UPS 시스템 백업 전원을 갖다 놓은 것인데 거기서 화재가 났다는 것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배터리와 관련해 연구를 진행하고 화재 진압 방안도 다각도로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 강구에 힘쓸 것이라고 해명했다.

화재가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지하 3층이 당초 지하주차장 용도로 설계됐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정청래 위원장은 “지하는 원래 전기실이나 배터리실로 이용하면 안된다”며 “이번 사태는 정전에 따른 사고로 지하 3층 전기실에 불이 나서 물로 화재를 진압하려다 보니 전원을 차단해 전기 공급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회장과 박성하 SK C&C 대표 모두 해당시설이 당초 주차장이었던 걸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피해보상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 회장과 카카오, 네이버는 머리를 맞대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된 총수들이 다 모여있다”며 “세 분이 모여 문제를 풀고자하는 생각이 들었냐”고 물었고 이해진 네이버 GIO는 “가장 도움이 될 것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도 “가능한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추진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수연 기자 ddunip@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