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매각 지연으로 신차 출시 계획 비상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주름잡던 쌍용자동차 위상이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경영 정상화 지연에 따라 신차 출시는 늦어지는데 수입 픽업트럭들은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반도체 수급난과 물량 부족 등 여파로 전년 동기간 대비 20.4% 감소한 2만8254대를 기록했다. 국산 픽업트럭 판매량은 2만2884대로 25.4% 줄어든 반면 수입 픽업트럭은 전년 대비 11.0% 오른 5370대가 팔렸다. 이에 따라 수입 픽업트럭 점유율은 지난해 13.6%에서 올해 19%로 높아졌다.
수입 픽업트럭 선두는 한국지엠(GM)의 쉐보레 ‘콜로라도’로 전년 대비 22.1% 감소한 3631대가 팔렸다. 한국GM은 최근 콜로라도 2022년식을 선보이면서 예약 없이 정비가 가능하고 배송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프리미엄 케어 서비스’를 처음 적용,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GM은 내년 중 GMC ‘시에라’ 픽업트럭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콜로라도에 이어 포드 ‘레인저(랩터·와일드트랙 포함)’와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올해 국내 시장에 상륙한 레인저는 총 922대가 팔려나갔으며 글래디에이터는 올 들어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64.2% 증가한 81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출고 지연 등 영향으로 최근 완성차 시장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최근 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여가문화가 확산되면서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포드, 지프 등 픽업트럭 본고장인 미국 브랜드에 이어 일본 이스즈까지 시장성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픽업트럭 ‘디맥스’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아직 국내에서 픽업트럭 최강자는 쌍용차다. 쌍용차는 2002년 ‘무쏘 스포츠’부터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등을 선보이며 픽업트럭 불모지로 불리던 국내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왔다. 특히 2018년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총 13만8995대가 팔리며 쌍용차의 전체 판매고를 견인하고 있다. 쌍용차의 올해 내수 판매 중 렉스턴 스포츠 비중은 45.3%에 달한다.
다만 쌍용차는 매각 절차가 지연되면서 경영 정상화를 통한 신차 출시 주기가 길어지고 있어 시장 방어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지난해부터 새 주인을 찾기 시작한 쌍용차는 2019년 2월 4세대 ‘코란도’ 출시 이후 아직 신차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근 본계약 협상 과정에서 인수가격을 두고 기싸움이 시작돼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후 내년부터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개발비용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는 픽업트럭의 전기차 전환이 속속 진행 중이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등이 사전예약을 받고 출시를 준비 중이며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의 고객 인도가 시작됐다.
김정우 기자 tajo8191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