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디슨모터스, 30일 정밀실사 마쳐… 본계약 협상 개시
잇단 일정 지연에 우려 증폭… 이동걸 “사업계획 검증 필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절차가 지연되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절차가 지연되면서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에 대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절차가 지연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전기차 경쟁력 확보를 통한 쌍용차의 회생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30일 쌍용차에 대한 정밀실사를 마쳤다. 애초 지난달 23일까지 정밀실사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서울회생법원에 기간 연장을 신청해 일정이 밀렸다.

에디슨모터스는 연내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쌍용차 측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대금으로는 31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계약 협상에서 금액을 포함한 인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부채 상환과 자금 조달 계획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이달 중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경우에 인수 절차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본계약 체결 후 회생계획안 타당성을 평가받고 채권자 동의도 구해야 하는 일정까지 고려하면 완료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는 지난해 8월 기존 대주주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면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같은해 9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관심을 보였고 올해 1월 단기 법정관리 계획까지 밝혔지만 결국 지난 3월 시한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매각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 기간 쌍용차는 재무 상황이 더 악화돼 세 차례에 걸친 감사의견이 거절됐고 산업은행과 외국계 은행으로부터의 대출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지난해 12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결국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지난 4월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되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월 20일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당초 10월 28일로 예정됐던 양해각서 체결이 지난달 2일까지 미뤄졌고 정밀실사 일정까지 연기됐다. 쌍용차는 주인 없는 상태로 약 1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대금 외에 회생담보권 변제 등을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냐는 평가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두 차례 유상증자 등을 통해 7600억~8400억원을 마련하고 자산담보대출 등을 통해 7000억~8000억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출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 경영 정상화가 지체되면서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차 출시 주기가 길어져 시장 영향력이 약화되고 전기차 전환 등 경쟁우위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후 내년부터 전기차 10종을 투입하고 2030년까지 30종을 내놓겠다고 수립한 사업계획도 효과를 보려면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개발 기간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산업은행도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아직 쌍용차의 발전 전략을 받은 것이 없고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고 있다”며 “에디슨의 사업계획 실현가능성에 많은 의구심이 제기됐고 이를 떨치기 위해서라도 사업계획을 제3의 기관을 통해 검증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기차 산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고 유수의 완성차업체도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개척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계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쌍용차가 개척해나가는 것은 솔직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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