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노블라이프’ 출범 예고…은행계 생보사와 경쟁 본격화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보험업계가 초고령사회 진입과 여권 시장에 따른 구매력 강화에 발맞춰, 건강·보장 중심의 맞춤형 특화상품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비중은 2015년 19.3%에서 오는 2035년에는 40.5%에 이를 것으로 에상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약 1024만명으로 전체의 20%를 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미국(15년)이나 일본(10년)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이나 종신 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건강보험이나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또한 마이테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게 주력하고 있다.
◆ 한화손보,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내세워...롯데손보, '언제나언니 보험' 리뉴얼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은 2023년 설립한 라이프플러스 펨테크 연구소를 중심으로 여성의 건강·임신및 출산·뷰티 등 생애주기형 맞춤 보험과 헬스케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화손보는 업계 최초로 '여성 웰니스 리딩 파트너'를 내세워 여성 특화 전략을 본격화했으며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를 통해 여성 특화 보험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내놓은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2.0은 난소기능검사 지원·난자동결 우대 서비스·출산 및 육아휴직 기간 보험료 유예 등 실업 시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는 등 획기적인 보장을 담고 있다. 한화손보는 이 상품에 포함된 '유방암 수용체 타입 진단비' 특약과 '출산장려 가입력 보존 서비스'를 통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또한 같은해 11월 출시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은 기존 질환 중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신건강·흉터 치료 등 기존 보장에서 소외됐던 고관심 분야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한화손보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해 총 17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다.
한화손보는 이 같은 여성 특화 전략에 힘입어 올 상반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2025년 상반기 매출액은 3조32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0%나 증가했다. 또한 6월 말 기준 보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4조122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4%나 증가했다. 같은기간 신계약 CSM은 45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 늘었다.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 역시 여성 고객층 확대에 나서며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FOR ME 언제나언니 보험'을 전면 개편해 가입 연령을 기존 35~45세에서 19~54세로 넓혔으며 보장 범위와 유연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개편된 상품은 ▲여성생식기암 진단비 1000만원 ▲요실금 수술비 30만원 ▲부인과 질환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 치료비 100만원 등 주요 여성 질환에 특화된 담보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갑상선 기능 저하·항진증 진단비 ▲갑상선 수술비(1회당 100만원) 등 새로운 보장 항목도 추가했다. 보험료는 40세 여성 기준 월 3156원이며 5년·10년 단위 갱신 옵션을 제공한다.
◆삼성생명 가세하며...시니어 요양시장 생보사간 경쟁 본격화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으로 은행계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신한라이프·하나생명에 이어 업계 1위 삼성생명까지 시니어 요양시설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주간보호시설·도심형 요양시설·실버타운 등 이른바 '3대 요양시설' 확충은 물론 시니어 맞춤형 보험 상품까지 연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노인복지시설 설치·운영업 진출을 위한 자회사 설립 신고를 승인받았다. 연내 '삼성노블라이프'(가칭)라는 100% 자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수도권 내 삼성 명의 건물 중 하나를 요양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KB라이프·신한라이프·하나생명에 이어 네 번째로 생보사 요양 자회사를 갖추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시니어리빙 테스크포스(TF)를 시니어 비즈(Biz)팀으로 격상시키고 요양·헬스케어·보험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1:1 건강 코칭부터 간병이나 심리 치료까지 통합 제공하는 '삼성 웰에이징 건강보험'을 비롯해 장기요양 1~4등급 및 경증 치매를 보장하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보험' 등 시니어 특화 상품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은행계 생보사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 비즈니스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강동·위례케어센터 주야간 보호시설, 위례·서초빌리지 요양시설, 평창카운티 실버타운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강북권 첫 프리미엄 요양시설 '은평 빌리지'를 개소했다. 9월 수원 '광교 빌리지' 개소를 앞뒀으며 강동구에도 추가 시설이 예정돼 있다.
신한라이프는 자회인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지난해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올해는 하남과 은평에 실버타운 개소를 앞두고 있다. 하나생명도 요양 전문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출범시키고, 하반기 첫 주간보호시설 운영에 돌입한다. 오는 2026년에는 서울 인근 도심형 요양시설 개소도 계획 중이다.
하나생명은 지난 6월 자본금 300억원을 출자해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인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출범시켰다. 하나손해보험도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겨냥한 특화 상품과 특약을 선보이고 있어, 계열사간 시니어 비즈니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초고령사회·여성 소비 트렌드가 바꾼 보험 판도...업계 "타깃 중심 전략 관건"
보험업계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여성 소비층의 부상을 단순한 시장 변화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요양·헬스케어 연계 서비스와, 여성 생애주기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이 새로운 수익 포트폴리오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단순히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하는 보장을 넘어, 일상 속 건강관리와 노후 대비까지 책임지는 생애 전반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시니어와 여성처럼 뚜렷한 니즈를 가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얼마나 정교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향후 보험사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와 펨테크 등 사회·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보험사도 단기 실적 중심이 아닌 중장기적 관점에서 특화 전략을 지속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jiyoung1523@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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