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명보험업계, 저출산·고령화로 경쟁 심화...CSM 확대가 관건
보장보험 경쟁 본격화…삼성·교보·한화생명 '건강보험' 설계 강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가 건강보험 중심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쳇 gpt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가 건강보험 중심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쳇 gpt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가 건강보험 중심으로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사망보장 상품의 가입 매력도가 떨어짐에 따라 특화 건강보험이나 헬스케어 플랫폼 제휴 확대 맞를 통해 맞춤형 보장 서비스를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것이다.  

생명보험 산업은 최근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로 이미 포화 상태에 직면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보험사 간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으며, 새 회계기준(IFRS17)과 K-ICS의 도입으로 부채의 시가평가 체계가 본격화되고 상품 개발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보장성보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2025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생명보험사(생보사)의 전체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건강·질병·간병 등의 실생활 밀착형 보장에 대한 수요와 보험료 갱신 효과에 힘입은 보장성보험은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저축성보험(변액저축성보험 포함)은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공시이율 인하로 경쟁력이 약화되며 7.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생보사들은 손해보험사가 주도해온 건강보험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후의 건강 리스크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건강보험 역시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생명보험 산업 시장 점유율 추이. 표=이지영 기자
국내 생명보험 산업 시장 점유율 추이. 표=이지영 기자

2025년 1월 말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사 22곳의 총자산 규모는 908조972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상위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7%(521조2091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준으로 업계의 총 수입보험료는 7조8882억원이며 이 중 상위 3사의 점유율은 53%(4조 2082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생보사 상위 3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생명이 순이익 6775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에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나란히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올해 1분기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2957억원으로 19.7%가 감소했으며 교보생명은 지난해 동기 대비 9.8%가 줄어든  292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보험손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7%가 증가한 2777억원으로 3사 중 가장 높다. 삼성생명은 홍원학 대표 취임 후 고수익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판매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GA채널 고시책 제공, 건강보험 중심 신상품 출시로 건강보험 시장을 공략했다. 이 같은 전략이 들어 맞는 셈이다. 

이어 한화생명의 보험손익은 223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4%가 오르며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교보생명은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오히려 12.4%가 증가한 1547억원을 기록해 보험 본연의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이다. 다만 같은기간 투자손익이 약 15.7%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도 9.6% 줄었다.

◆ 생보 빅3, 건강보험 전쟁 돌입…가격·맞춤·담보 차별화 경쟁

이에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는 자산과 수입보험료에 따른 시장 우위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중심의 전략을 통해 하반기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보 빅3는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전사 차원의 보장성보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The 라이트 건강보험'과 '다모은 건강보험'으로 건강보험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The 라이트 건강보험에 탑재된 프리미엄클래스 특약은 고가의 비급여 치료까지 폭넓게 보장하며 뛰어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존 일반 고지 상품 대비 건강고지형 기준으로 최대 25% 저렴한 보험료를 내고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경영조직 개편을 통해 상품마케팅실 산하에 별도의 건강보험사업부(건강보험상품담당)를 신설, 건강보험 상품 전략부터 상품 개발 및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평생 건강과 균형 잡힌 보장'을 모토로 암·뇌·심장보험, 종신보장 건강보험, 유병자보험 등 매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치매 치료 여정별 맞춤 보장 '교보치매·간병안심보험'과 3대 질환 특화 종신보험 '교보3밸런스보장보험'을 선보였다. '치매·간병안심보험'은 종신토록 치매 발병 단계별로 꼼꼼한 보장을 제공한다. CDR3등급과 더불어 CDR 1등급 및 2등급에서도 생활비를 지급해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치매에 대한 보장이 가능한 점이 차별화 요소다.

치매특약만 가입 시 만기시점에 100%이상 환급금이 쌓이고 유지 시까지 지속적으로 복리로 환급률이 증가하는 구조로 치매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노후에 생활비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교보생명은 보험 하나로 사망 보장은 물론 3대질환까지 평생 든든하게 보장하는 '교보3밸런스보장보험'도 선보였다. 

교보3밸런스보장보험은 생애주기에 맞춰 건강·사망·노후까지 한 번에 보장하는 종신보험으로 평생 사망 보장을 받으면서 3대질환(암·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 진단 시 치료비보장·납입면제·연금전환 등 3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험료 납입완료 후 암이나 2대질환(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으로 진단 받으면 주요치료 시마다 가입금액의 30%를 최대 10년동안 반복 보장한다.

한화생명은 새로운 담보를 기반으로 건강보험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며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그니처 암보험'·'H건강보험'·'H간병보험' 등 보장성 상품의 매출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었다.

최근에는 대표 상품인 '시그니처H암보험'을 개정하며 3종의 특약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해당 특약은 ▲급여 암 다학제 통합진료 보장 특약 ▲암 검사 비용 지원 특약 ▲종합병원 급여 암 집중 영양치료 보장 특약이다. 암의 예방부터 치료와 회복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보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시그니처H암보험은 일반가입형과 간편가입형 모두 제공되며, 15세부터 최대 80세까지(가입 조건별 상이) 가입할 수 있다.

◆"건강 관리까지 책임진다"…교보는 자회사, 삼성은 플랫폼 승부

교보생명은 최근 생명보험 업계 ‘빅3’ 가운데 최초로 전업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며 차별화된 전략에 나섰다. 교보생명의 ‘교보다솜케어’는 건강 유지·질병 예방 등 고객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 기존 외주에 의존하던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재화한 것이 특징이다.

교보생명은 이를 통해 보험 상품을 넘어 헬스케어 플랫폼 기반의 사전 건강관리 시장까지 아우르며 예방 중심의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헬스케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회사 형태는 아니지만 자체 플랫폼인 '더헬스(The Health)'를 통해 운동·식이·수면·마음건강 등 일상 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에서는 비록 각 사가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보장 설계와 사전 예방 중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헬스케어와 건강보험이 추후 보험사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수요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치료 기술의 발전 등에 힘입어 더욱 확대될 것이다"며, "보험업계의 패러다임도 기존의 사후 보장에서 사전 건강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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