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지역과 신흥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나서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하나은행이 글로벌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업력 중심의 내실 확보, 현지 금융기관 협업 그리고 균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126억9900만원으로 1년 전(422억9300만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유일한 역성장이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은행별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이 1490억5000만원(전년 동기 대비 6.4%↑)으로 가장 좋은 실적을 시현했으며 △우리은행(664억7500만원·57.9%↑) △KB국민은행(286억3200만원·흑자전환) △하나은행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국가에선 선전했으나 유럽 시장에선 고전했기 때문이다.
'PT Bank KEB Hana(인도네시아)'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41억8500만원과 103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9%와 41%가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수수료 이익이 증가했으며 중국 법인은 채권매각 이익과 외국환수수료가 증가했고 충당금 감소 영향도 받았다.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현지법인은 디지털뱅킹과 플랫폼 위주의 리테일 영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분기 모바일뱅크를 출시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알리바바와 제휴해 비대면 소액모바일 대출을 출시했다.
지난 2020년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C-Trip), 2021년에는 최대 포탈기업인 바이두와 제휴를 맺었다. 그 결과 하나은행은 2022년 4월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개인대출 100억위안을 달성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2021년 6월 디지털뱅킹 플랫폼인 '라인뱅크'를 출범했다. 라인뱅크는 '쉽고·편하고·빠른 서비스'를 강점으로 현지 금융시장에 빠르게 안착했으며 2024년 6월 기준으로 63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와 100만명 이상의 사용자 수를 기록하며 메이저 디지털 뱅크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비해 러시아KEB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253억6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또한 독일KEB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47억6700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75.1% 감소한 11억8800만원에 그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은 환율 변동에 따른 보유 외화자산 평가손익 영향을 받았고, 독일은 유로(EUR) 기준금리 인하(4.5%→2.9%)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영업력 중심의 내실 확보 △1등 파트너와 협업 △글로벌 균형 성장 등의 전략을 통해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지난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과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해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외환서비스를 확대했으며 런던 글로벌자금센터 설립을 통해 글로벌 자금 데스크의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글로벌 자금센터를 활용해 국내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하나 FX 트레이딩 시스템'의 글로벌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최다인 26개국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에 따른 외국기업과 투자기관의 원화 투자 수요를 적극 발굴·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권역별·국가별 1등 금용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너지 창출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그룹이 이미 진출한 지역과 진출 후보지역의 1등 파트너를 발굴해 투자은행(IB)이나 자금지원 등, 단기간 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공동 상품·서비스 개발, 미진출 지역 공동 진출, 신사업 공동 추진 등의 협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글로벌 균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대만 타이베이에 지점을 신설했으며, 2023년에는 미국 등의 지역에서 현지법인 자지점을 개설했다. 이어서 지난해에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와 멕시코 대표 산업도시인 몬테레이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올해는 빠른 경제성장의 수혜가 예상되는 인도와 자동차·방산·2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신규 지점을 추가 개설할 예정이며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폴란드에 채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와 벵갈루루지역에 점포 추가 개설을 통해 기존 지점(첸나이·구루그람)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 내 권역을 확장하고 현지 진출 한국계 기업뿐 아니라 리테일 시장을 공략해 현지 영업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소수 국가에 치우치지 않는 선진 지역과 신흥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포화상태에 직면한 국내 금융산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진출에 앞장서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고객의 니즈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고객에게 신뢰받는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사업영역 확장과 비은행부문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 기반 다양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