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8년 약가 인하 대상 가이던스 초안 공개
키트루다, 옵디보, 아일리아 등 포함 전망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영향에 관심 주목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오는 2028년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지 투데이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오는 2028년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지 투데이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옵디보와 같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오는 2028년 약가 인하 대상에 선정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해당 약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을 개발·상용화 중인 만큼, 변화될 시장 환경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CMS)는 최근 2028년 IRA(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 초안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가이던스에는 두 개 이상의 활성 성분을 포함하는 복합 약물이 생물학적으로 활성이 없으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 하나의 활성 성분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복합 약물이 별도의 활성 성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 예정보다 훨씬 이르게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약가 인하 협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복합 약물이 별도 신약이 아닌 기존 성분의 변형으로 간주된다면, 부여된 약가 보호기간인 약 13년의 기존 단일 성분 승인일로부터 소급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버스터 치료제를 보유한 빅파마들의 경우 제형 변경 전략을 통해 특허 만료로 인한 수익 감소를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CMS의 새로운 가이던스에 의하면 제형 변경 제품이 별도의 복합 약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면역항암치료제인 옵디보IV(정맥주사제형)는 2014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했고, 옵디보SC(피하주사제형)은 2024년 12월에 품목허가를 받았다. 옵디보SC가 별도의 활성 성분으로 인정을 받을 경우 2037년까지 IRA 약가 인하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단일 활성 성분으로 판단될 경우 2028년 협상 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옵디보의 2024년 매출은 93억400만달러(약 13조209억원)로, 전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MS는 2028년 1월 1일부터 메디케어 파트 B와 D에서 각각 15개의 지출 상위 품목에 대해 약가 인하를 적용할 예정이다. 해당 연도의 약가 인하 대상약물은 내년 2월 이전 공개된다.

대상 약물은 ▲승인연도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출시 ▲단일 희귀의약품 승인 ▲인간 혈장 유래 ▲중소 바이오텍 예외 적용 여부 등을 고려해 선정된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키트루다, 옵디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희귀혈액 치료제 솔리리스 등이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 치료제들의 경우 모두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해당 약물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등은 이미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허 만료와 약가 인하 대상 선정이 겹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 갱쟁력은 급락하게 된다. 이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이오시밀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의약품 시장이 재편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사업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중소 기업의 경우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간 가격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이 고가인데 반해 현재 미국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아주 저가로 책정돼 있어 약가 인하 정책 등에 더 영향을 받을 여지가 없다"며 "또한 최근 미국의 약가 인하 기조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다. 이는 오히려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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