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협, 정부와 '적극적인 소통' 노선
의대생·전공의, 강경투쟁 입장 지속
"휴진 등 이어가기 어려워, 돌아올 수 있을 때 복귀해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대한의사협회 제공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대한의사협회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 이하 의협)가 4월 안에 의대 증원 관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의대 정원 문제 당사자인 의대생들은 투쟁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문제 해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최근 의협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비공개 3자 대면을 통해 의정 갈등에 대한 대응 방법을 논의했다. 

주목되는 점은 이번 비공개 논의가 의협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집단 휴업과 같은 강경 투쟁 노선으로 일관하던 지난 행정부의 모습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의협 측은 이번 만남을 발판으로 정부와 지속적인 물밑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과 조 장관 역시 대화의 물꼬가 터진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달 중 전공의와 의대생과의 만남도 기대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6·3 조기 대선 대응을 위한 대선기획본부 출범식을 개최하며 의정갈등을 4월 중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민복기 대구광역시의사회 회장은 "의정 갈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에서 4월 중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의대생, 전공의와 정부가 빠른 시간 내에 접점을 찾아 내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의사 대표자 결의문을 통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중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 ▲교육 불가능한 의대의 입학정원 조정 ▲정부·국회·의료계 논의의 장 마련 등의 기존 주장을 재차 촉구했다.

의협이 해당 요구사항들을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의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강경 투쟁 노선을 고수하며 선배 의사들을 비판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겸 의협 부회장은 출범식에서 "선배들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며 "선배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전공의·의대생이 직접 논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 역시 "(의사궐기대회에) 개원의나 교수님들이 거리에 나온다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의대생들은 유급이 확정된 상황 속에서도 '수업 거부'를 통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4학년 중 약 110명은 수업 일수 부족으로 인해 유급이 확정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본과 4학년 일부의 경우 오는 15일 최종 유급 처리된다.

이외에도 가톨릭대·성균관대·울산대 등의 예과 1·2학년생도 수업 거부에 참여하고 있어 대규모 유급 사태와 의대 교육 파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기성세대에서는 사직서 제출, 휴진 등 강경 노선을 앞으로도 지속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의대생의 투쟁이 지금까지 효과적이었던 것은 '단일대오' 덕분이었는데 그 작전은 이미 깨졌다. 의대생들 역시 지금이라도 복귀하는 게 이득이라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가 의대생을 압박하는 건 결국 자기들이 복귀할 때까지 자기 자리를 뺏지 말라는 이기적인 주장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의사 면허가 없는 의대생들이 제일 약자인 상황에서 돌아올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을 때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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