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JKL, 인수 이듬해 440명 구조조정...지난해 순이익 92% 급감, 실적 둔화 못 피해
JKL, 지난해 매각가 2조~3조원 고수 불발...올해 적정가 1조원 '반토막' 거론
인수대금만 7300억원, 1조원에 매각해도 손해...롯데손보, 사모펀드 운영 '시험대'
/ 사진=제이케이엘파트너스 홈페이지.
/ 사진=제이케이엘파트너스 홈페이지.

[한스경제=이호영 기자] 대주주 사모펀드(PEF) 제이케이엘(JKL)파트너스가 매각가 2조원대를 고집하면서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들어 거흥산업(파산) 등 바이아웃에서도 고전 중인 JKL파트너스가 투자금이 가장 크고 상징적인 롯데손보 매각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JKL파트너스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로 인수 직후 1년만에 400명 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현재 실적 둔화가 불가피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 운용이 큰 의미가  없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9일 손해보험업계는 "롯데손보는 사업적 문제는 별로 없다. 당초 롯데가 지주 세우면서 금산분리 이슈로 매각했을 뿐  최근에 MG손보처럼 문제 된 기업은 아니다"며 "가격만 조정하면 매각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올 들어서만 별로지 손보 시장도 좋은 편"이라며 "이어 "가격이 높으면 일단 좋은 매물은 아니다. 영업이나 킥스 비율 등이 안 좋긴 하지만 회사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JKL파트너스가 매각가를 조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인수전에서는 2조~3조원대 가격을 고집하며 매각이 불발됐는데 당시 인수 의향을 보인 금융사들은 하나금융그룹 1조3000억원, 신한금융그룹 1조6000억원, 우리금융그룹 1조8000억원 등 1조원 중후반대 가격을 제시한 상태였다.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부터는 상시매각체제로 전환, 우선협상대상자나 기한 없이 인수자가 나타나면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 들어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 적정 매각가로 8000억~1조원 수준이 거론된다. 지난해 인수에 나선 기업들이 제시한 매각가에서 절반 수준이다. 롯데손보 시가총액이 지난해 1조원에서 약 5000억원선으로 반토막 나면서다. 이달 7일 종가 기준 롯데손해보험 주가는 1671원으로 지난해 6월 최고가 409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JKL파트너스가 매입했던 주당 평균 3052원으로 봐도 절반 수준이다. 

최근엔 560억원에 인수(지분 70%)한 거흥산업을 파산신청으로 매듭짓고 바이아웃 운용사로서 투자 실패 이력을 남긴 만큼 롯데손보 매각이 갖는 의미는 더욱 중요해졌다. 그동안 롯데손보 엑시트(투자 회수)는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JKL파트너스 역량 시험대로 여겨져왔다. 

앞서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손해보험을 7300억원에 인수, 지분 77.04%(최대주주 빅튜라)를 확보했다.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이 빅튜라의 최대주주(44.79%)는 제이케이엘제10호사모투자합자회사(2017년~)다. 제10호 주요 출자자(LP)는 우정사업본부·산업은행·산재보험기금·교직원공제회 등이다. 이 10호 블라인드펀드(6800억원 규모)에 대한 JKL파트너스 투자 비율은 2.01%다. 

JKL파트너스 지난해 영업수익은 약 147억원, 영업비용 98억원 가량으로 영업수익은 늘고(5억원) 영업비용은 줄였다. 당기순이익도 41억원 가량으로 전년(약 34억원) 대비 증가했다.

JKL파트너스의 3호 펀드가 투자한 거흥산업만 봐도 투자금 회수는 '0원'이지만 내부수익률(IRR)은 양호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팬오션(회수 3000억원)과 까스텔바작(400억원), 여기어때(580억원) 등 다른 포트폴리오 회수 성과가 뒷받쳐줬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이를 볼 때 롯데손보 매각가는 제10호 포트폴리오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로서는 사상 최대 금액(7300억원)을 투자한 상태여서 1조원에 매각하면 그동안 비용을 감안할 때 손해를 보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JKL파트너스가 인수 직후 임직원을 440명 가량(2019년 1680명, 2020년 1239명) 줄이고 점포수 축소도 가속화해오면서도 실적 둔화를 넘어설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미 운용 실패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손보 실적은 지난해 보험영업수익 2조243억원, 보험영업비용 1조8465억원으로 보험이익 1778억원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242억원이다. 순이익은 투자손익이 크게 악화하면서 전년 2856억원에 비해 급감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업 위축 등 일회성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시장 환경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매각이 장기화하리란 예상도 나온다.  

업황 악화와 맞물려 투자 대상이 파산하거나 기업 실적이 줄었지만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나 펀드 투자자 모두 수익을 챙기며 당장 손해는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평판에 실패 이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사모펀드 자본 유입에 대해서도 금융업계는 중립적인 입장이다. 업계는 운용 능력에 더 초점을 두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내세우는 JKL파트너스로서는 구조조정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수익형으로 상품을 운영하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긴 했다"며 "다만 현재로선 수익을 지속하고 있어 롯데손보엔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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