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진행 중인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 사진=고려아연
28일 진행 중인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 사진=고려아연

[한스경제=정우성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MBK파트너스와 표 대결에서 대부분 승리했다. 영풍 측 보유 25.4% 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 영향이다. 영풍 측이 추가 법적 대응을 요구하면서, 주총 결의가 완전한 효력을 갖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달 28일 주총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제1~7호 의안 중 영풍 측은 이사 3인을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제3호 의안 이사 수 상한이 19인임을 전제로 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8인 선임의 건과 관련해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권광석(우리금융캐피탈 고문)·기타비상무이사 강성두(영풍 사장)·김광일(MBK파트너스 부회장) 후보가 당선됐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경영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사진=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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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총 후 이사회 구성, 최 회장 vs 영풍·MBK '5대 1'→'11대 4'

현재 이사회 멤버인 장형진 영풍 고문과 함께 총 4명의 영풍·MBK 측 이사가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경영에 관여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이사회 의석 11석은 최 회장 측 인사로 구성하게 됐다. 주총 전 고려아연은 최 회장 측 5명, 영풍·MBK 측 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최 회장 측 추천 후보 5명을 포함한 총 8명이 이날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됐다. 최 회장 측이 추천한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 김보영 한양대 교수 등 3명이 재선임됐고, 제임스 앤드루 머피 올리버 와이먼 선임 고문, 정다미 명지대 경영대학장 등 2명이 신규 선임됐다.

이날 이사 수 상한도 19명으로 설정돼 영풍 측의 추가 이사 선임 제한도 어려울 전망이다. 그 경우 영풍은 정관 변경을 요구해야 한다. 여기에는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2/3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영풍 측 관계자는 주총에 참석해 "영풍 측의 고려아연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은 뒤에 주총을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위법하지 않다"며 의결권 제한과 주총 진행을 강행했다.

전날 법원은 고려아연이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영풍 지분 10%를 확보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영풍은 전날 주총에서 주식 배당을 통해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 아래로 떨어뜨려 상호주 관계를 끊으며 반격했고, 고려아연 측은 이날 오전 장외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케이젯정밀(옛 영풍정밀)을 통해 보유한 영풍 주식을 사들여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03%로 높이는 재반격에 나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다.

고려아연 CI·영풍 CI
고려아연 CI·영풍 CI

◆ 영풍,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제기할듯

결국 영풍이 이번 주총의 의결권 제한에 대해서도 효력정지가처분 등 불복 절차를 진행한다면, 최종적으로 법원이 주총 결의 유무효 여부를 가릴 전망이다. 장내에서는 고려아연 관계자들과 영풍 관계자들이 서로 상대방 발언에 야유를 보내고 상대방 의견을 반박하는 소란도 계속됐다.

영풍 측 발언에 주최 측이 "의사 진행과 무관하다"며 발언을 제지하자, 영풍 측 관계자들은 "발언권"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날 주총은 당초 오전 9시 개최가 예정됐으나, 위임장 집계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오전 11시 34분에 개회가 선언됐다. 폐회는 오후 3시 30분 경 이뤄져 약 4시간 동안 주총이 진행됐다.

한편 이날 코스피에서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보다 6만9000원(8.22%) 내린 77만원에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 재료가 소진된 영향으로 보인다. 영풍도 이날 1만4000원(3.15%) 하락한 4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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