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아 첫 픽업…박달고치 등산 코스서 오프로드 성능 뽐내
트럭다운 힘·SUV 같은 정숙성 두드러져
실내 터치·물리버튼 조화…"첨단사양 적용으로 안정감 추구"
기아 '타스만'/ 최창민 기자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최창민 기자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기아가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도심부터 험로까지 아우르는 타스만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첫 픽업이자 라인업을 확장하는 모델이다. 강원 인제군 일대 공도, 임도, 오프로드 코스에서 타스만을 시승했다.

시승회에서 마주한 타스만은 거대한 야생 호랑이를 연상하게 했다. 전면부는 가로로 길게 늘어진 그릴과 양 끝에 자리한 램프로 '타이거 페이스'의 웅장함을 자아냈다. 엔진 아래를 보호하는 스키드 플레이트와 앞바퀴를 노출하는 형태는 이 차가 오프로드에 최적화됐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했다. 바퀴 위에 직각으로 높게 자리한 펜더는 굵은 선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도하, 등산, 바위 구간 등에서 차체 손상 없이 주파할 수 있게 기능에 충실한 모습을 갖췄다.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센터페시아/ 최창민 기자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센터페시아/ 최창민 기자

후면은 트럭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적재함의 사이즈는 길이 1512mm, 너비 1572mm, 높이 540mm다. 최대 700kg을 실을 수 있다. 특히 휠하우스 간 너비가 1186mm로 국내 KS 규격에 부합하는 팔렛트를 싣는 데 최적화했다. 두꺼운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한 적재함은 충격을 받기 쉬운 캐빈 뒤쪽과 뒷부분 바닥 등 하중이 걸리는 곳을 보강했다.

실내에서는 큼직한 버튼과 시원한 시야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물리버튼과 터치버튼의 적절한 조화는 직관적이고 손쉬운 조작감을 선사했다. 터치버튼 반응도 제법 빠릿빠릿해 도심 주행에서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에어컨 송풍구 디자인은 벌집의 형상으로 오프로드 감성을 담은 점이 돋보였다. 시트는 버킷 시트와 같은 형태로 좌우로 흔들리는 험로 주행에서 뒤틀림을 최소화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2열에는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했다. 설계 최적화로 통급 최고 수준의 레그·헤드·숄더룸으로 승객의 편안한 이동을 돕는다.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최창민 기자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최창민 기자

시승은 공도와 임도, 오프로드 센터 등 3곳에서 진행했다. 가장 먼저 시승한 공도는 강원 인제군 남면에 위치한 인제빙어축제 주차장을 베이스캠프로 북면 만해마을까지 이어진 왕복 70km 코스다. 공도 주행에서 타스만은 트럭답지 않은 정숙성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동시에 보여줬다. 길이 5410mm에 휠베이스 3270mm의 나름 큰 차체에도 운전하기고 쉽다는 인상을 줬다. 특히 운전석 승차감이 돋보였다. 저속에서 올라오는 바닥 진동이나 잔소음, 고속에서 발생하는 풍절음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트럭이 아닌 SUV를 주행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기아 관계자는 "도어 형상을 따라 달린 고무 스트립은 윗부분이 탄성이 높아 바람 소리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캐빈과 베드 사이 공간에도 스트립을 넣어 소리가 울리는 것을 막아준다"며 "가족과 함께 떠나는 장거리 여행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변속기를 촘촘하게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즉각적인 액셀러레이터 반응성이 더해져 운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 체감됐다. 스티어링 휠은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무거워져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아울러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좀 더 빠른 액셀러레이터 반응과 조향감을 즐길 수 있었다.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오프로드 페이지 모습/ 최창민 기자
기아 '더 기아 타스만' 오프로드 페이지 모습/ 최창민 기자

임도 코스인 박달고치 등산에서는 픽업다운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본격적인 등산로 진입 전 오프로드 모드로 전환하자 디스플레이에는 다양한 차체 정보가 표시된 오프로드 페이지가 송출됐다. 화면은 현재 선택된 구동 방식부터 오일 압력, 배터리 전압, 오일·변속기·냉각수 온도, 피치·롤 각도까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운전자가 현재 차와 노면에 따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긴했다. 또 방위각과 차체 전체를 항공뷰로 보여주는 카메라, 전방과 아래를 비추는 카메라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산행에서 발군이었다. 타스만은 이를 토대로 고도 800m에 육박하는 박달고치 전망대까지 이어진 등산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족히 30도는 돼 보이는 경사로와 진흙 구간, 고르지 않은 험로도 가뿐히 주파했다. DBC(Downhill Brake Control)를 활성화하면 경사로에서 내려올 때 페달 조작에 따라 일정 속도를 유지해준다. 기아 인스트럭터는 "완전 비포장도로보다는 노면이 비교적 매끄러울 때 사용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기아

기아 관계자는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정밀하게 작동하는 트랙션 컨트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쉽게 바위를 오르고 뒷바퀴가 공중에 떠 있는 구간도 쉽게 지나간다. 이는 리어 서스펜션에 쓰인 ‘하이브리드 타입’ 리프 스프링의 역할"이라며 "타스만의 리프 스프링은 파라볼릭 타입으로 가운데가 두껍고 끝으로 갈수록 점점 얇아지는 형상인데 오프로드에서 바퀴가 상하로 움직이는 휠 트래블을 크게 만들어 뒷타이어가 노면에 붙어 있도록 유지한다"라고 설명했다.

ATV 체험장이기도 한 아르고 체험 센터에서는 오프로드 코스를 주파하면서 타스만의 성능을 맛볼 수 있었다. 도하, 범피, 경사, 자갈 주행, 사선 경사, 진흙, 모굴 등에서 코스별로 적합한 구동 방식과 오토, 스노우, 머드, 샌드 등 노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터레인 모드로 수월한 주행이 가능했다. 오프로드 특화 트림인 X-프로에는 락 모드와 X-트랙모드도 추가된다. X-트랙모드는 최고 10km/h로 자동 주행하는 모드로 다섯 가지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는 조향만 신경 쓰면된다. 가속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는 피로를 덜 수 있었다.

/기아

타스만은 최대 3500kg까지 견인할 수 있는 토잉 성능도 갖췄다. 견인 중량에 따라 변속 패턴을 차별화하는 토우로 승차감과 변속감, 연료 소비 효율을 최적화했다. 송혜수 기아 연구원은 "(타스만에는) 차량 조향각, 오일류 온도, 노면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와 토잉 시 트레일러 제동력을 설정할 수 있는 전자식 브레이크 컨트롤러를 적용했다"며 "첨단 신사양을 많이 적용해 균형 있는 안정감을 도모했다"라고 말했다.

타스만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 최고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의 동력 성능을 지녔다. 트림은 ▲다이내믹 ▲어드벤처 ▲익스트림 ▲X-프로 모델로 출시됐다. 가격은 ▲다이내믹 3750만원 ▲어드벤처 4110만원 ▲익스트림 4490만원 ▲X-프로 5240만원이다.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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