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자밀 워니와 오재현.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 자밀 워니와 오재현. /KBL 제공

[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가 경기 중반 이후부터 승부를 뒤집는 ‘뒷심 농구’를 앞세워 정규리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SK는 올 시즌 압도적인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34승 8패 승률 0.810을 기록하면서 2위(25승 16패) 창원 LG 세이커스에 8.5경기나 앞서 있다. 1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앞으로 4승만 더하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SK는 올 시즌 최강팀으로 꼽히지만, 모든 경기에서 쉽게 이기는 건 아니다. 순위표와 상관없이 상대 팀과 접전을 벌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썬더스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희철 SK 감독은 “저희가 상대를 부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없다. 창이 아주 강한 것도 아니고, 방패가 아주 탄탄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모든 팀의 전력이 상향평준화 됐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해야 하는 시즌이다”라고 말했다.

SK가 접전을 펼치거나 지고 있을 때도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은 ‘뒷심’에 있다.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SK는 올 시즌 3, 4쿼터 평균 득점 1위(19.8득점), 평균 최소 실점 공동 1위(16.6실점)다. 특히 3쿼터에 막강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3쿼터 평균 20.7득점을 쌓으면서 1위를 기록 중이다.

5일 삼성전에서도 3쿼터에 경기를 뒤집었다. SK는 전반전을 31-46으로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3쿼터에서는 25-3으로 압도했다. 3쿼터 시작 3분16초 만에 16점을 쓸어 담은 뒤 역전까지 이뤄냈다. 그 결과 SK는 15점 차를 뒤집어 75-66으로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전희철 감독은 “올 시즌에 ‘선수들이 후반에 왜 잘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생각해 보는데 사실 저도 잘 모르겠다”면서 “선수들은 열심히 뛴다. 그런데 전반에는 힘을 약간 비축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긴 한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라고 웃었다.

전희철 서울 SK 나이츠 감독과 오세근. /KBL 제공
전희철 서울 SK 나이츠 감독과 오세근. /KBL 제공

SK는 한번 분위기를 타면 스틸에서 이어지는 특유의 속공을 앞세워 순식간에 점수 차이를 좁히는 데 강점을 보인다. 전희철 감독은 “속공 등으로 점수 차이가 좁혀질 때면 ‘경기를 뒤집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올 시즌에는 역전하기 어려울 것 같은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타면서 이겨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크게 밀릴 때 코트 위에서 쓴소리를 자청하는 선수는 자밀 워니다. 오재현은 워니에 대해 “원 팀을 강조하는 선수다. 개인플레이를 싫어한다. 개인의 욕심이 들어가는 플레이가 나오다 보면 경기에서 밀리게 된다. 이때 워니가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문제점을 짚어준다. 워니를 통해서 단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반에 아쉬운 경기력이 플레이오프에서는 SK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희철 감독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정규리그는 긴 일정을 소화해야 하니까 조절하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언제 어떻게 압박하고 끊어야 하는지 잘 아는 선수들이다. 저는 선수들을 믿는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쿼터부터 집중을 해줄 거로 생각한다”며 믿음을 보였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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