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선수단이 새 역사를 써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Z세대(1996~2015년생)’의 활약이 돋보인다.
7일 중국 헤이룽장성의 성도인 하얼빈의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개막한 동계 아시안게임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동계 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열리는 만큼 국제대회에서 경기력을 점검하고, 좋은 흐름까지 탈 수 있는 기회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첫날부터 무더기 메달을 수집하면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금메달 7개,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를 수확했다. 눈에 띄는 건 첫날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 대부분이 Z세대라는 점이다. 성지훈과 함께 컬링 믹스더블 은메달을 합작한 김경애(31), 쇼트트랙 여자 500m 동메달리스트 이소연(32),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m 동메달리스트 김준호(30)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Z세대였다.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금메달을 딴 이채운(19)을 비롯한 10대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Z세대들은 대회에서 새 역사를 써내기도 했다. 첫날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종목은 단연 쇼트트랙이었다. 최민정(27), 김길리(21), 이소연은 그간 취약 종목으로 분류됐던 500m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다. 종전 500m 최고 성적은 1999년 강원 대회 당시 최민경이 따낸 은메달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홈팀 중국의 7연패를 저지하고 메달을 휩쓸며 해당 종목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스피드스케이팅 100m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져갔다. 스피드 스케이팅 100m는 동계 올림픽 및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는 치르지 않는 종목이다. 스타트에 강점을 보이는 중국이 매스스타트 대신 100m를 이번 대회 정식 종목에 넣었다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빙속 기대주’ 이나현과 ‘신(新) 빙속 여제’ 김민선이 중국을 가로막았다. 두 선수는 100m 결선에서 10초5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이나현과 김민선의 메달 색은 불과 0.004초 차이로 갈렸다. 이나현은 이 종목 초대 챔피언이 됐다.
설상 종목에서도 Z세대들이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이승훈(20)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역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7.5점을 따내 우승을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문희성(19)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부 장유진(24)도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역사상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스노보드 종목에서도 새로운 역사가 써졌다. 고교생 스노보드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채운과 강동훈(19)은 남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스노보드는 2017년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이상호의 평행회전·대회전 종목에서만 금메달을 따냈다.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이채운이 처음이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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