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액 첫 30조 돌파…연평균 성장률 ‘쑥쑥’
M&A 거래 규모도 확대…지난해 18조 4000억
“글로벌 6대 강국 도약,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추진 전략 필요”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30조 6303억원으로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30조 6303억원으로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이 생산은 물론 수‧출입 등 전체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글로벌 6대 제약 강국이 되려면 효과적인 M&A(인수합병)과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차세대 신약 모달리티(치료적 접근법) 경쟁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최근 발간한 ‘2024 한국임상시험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2조 6115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3조 2010억원 ▲2021년 7조 4634억원 ▲2022년 5조 1511억원 ▲2023년 4조 7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6.1%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는 코로나19 백신의 생산 실적이 급감하며 전년 대비 8.0% 줄었다.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8.4%를 기록했다. 수출은 약 3조원으로 연평균 성장률 13.5%를 보였으며 수입은 2조 6626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9.8%로 집계됐다.

전체 의약품으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30조 6303억원으로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 전체 제조업 분야 대비 5.64% 수준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2%로 같은 기간 GDP 성장률인 3.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제약사별로 생산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셀트리온이 1조 5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증가해 1위를 차지했고 한미약품(1조 2783억원), 종근당(1조 978억원), 대웅제약(8672억원), 유한양행(858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2024 한국임상시험백서’.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2024 한국임상시험백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M&A 거래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헬스케어산업(제약&생명과학, 헬스케어 서비스)에서는 총 203건의 거래가 이루어져 전년 대비 9% 성장했으며 거래금액은 약 1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국가임상시험재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위해 발행한 13조원의 신주 발행 가치 등이 성장률을 견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며 ‘통합 셀트리온’을 출범한 바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M&A 동향을 살펴보면 규모 확대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목적으로 지난 2020년 이후 거래액이 2000억원 이상인 대규모 M&A와 국내 기업이 미국, 유럽 등 해외에 투자 또는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M&A 건수가 늘어났다.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존 전문의약품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한 IT 융복합, 우주 관련 사업, 식품기업의 레드 바이오 사업 확장 등 이종 산업 간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체 M&A 사례를 보면 여전히 국내 기업 간 거래(Domestic M&A)가 대부분이며 M&A 방식도 지분 인수(주식 양수·양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병원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 정부의 ‘글로벌 6대 제약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효과적인 M&A 전략 ▲바이오 클러스터 ▲차세대 모달리티 개발 경쟁 등을 꼽았다.

국가별 제약 시장 순위는 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로서 매긴다. IMS Health 데이터 등에 따르면 한국은 2000~2022년 글로벌 시장의 1.5% 내외를 점유하고 국가 순위는 12~16위로 오는 2027년 6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22억 달러 → 43억 달러) 및 시장점유율(1.6% → 3.2%)을 2배 정도로 올려야 한다는 것.

장 부회장은 “화이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글로벌 빅파마는 물론 제네릭 전문기업 테바(TEVA)도 유망 기업 간 여러 차례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오늘에 이르렀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은 물론, 유한양행이나 한미약품 등도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며 “이 길을 갈 수 있도록 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제약기업도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M&A 성공 전략이 필요한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보스턴이나 바젤과 같은 혁신적인 바이오 생태계를 만들고 혁실적인 뉴 모달리티 기술 후보를 발굴해 전략적으로 키워야 한다”며 “부분적이고 단기적인 전략이 아닌 제약·바이오산업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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