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도 SOC 예산 삭감 따라 건설경기 전망 어두워
건설업계, 국회 예결위 심사·조정에 촉각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정부가 주택공급 속도조절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공공주택 분양 일정을 조정한다. 하지만 미래에 주택 수요가 늘어나게 됐을 때 공급할 주택이 부족해 대응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 잠실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한스경제)
사진은 서울 잠실 아파트 단지 전경. /한스경제DB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돌발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열흘이 지났다.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채 '탄핵 정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국이 불안정하게 돌아가며 건설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건설업계인데, 국회가 예산안 중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조원 가까이 줄이면서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SOC 예산은 25조4344억원으로 올해(26조4000억원) 대비 9656억원 감소했다. 보건·교육·R&D(연구개발)를 비롯한 총 12개의 항목 중 유일하게 SOC 예산안만 줄었다.

SOC 예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연도별로 2017년 22조1000억원에서 2018년 19조원으로 크게 줄어든 뒤 2019부터 2022년까지 4년간 △19조8000억원 △23조2000억원 △26조5000억원 △27조9000억원으로 증가추세였다.

하지만 예산안 통과 열쇠를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감액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내년도 SOC 예산 증액 여부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업계에서는 SOC 예산은 명목 금액인 만큼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예산 감소 폭은 더 클 것으로 전망한다. 건자재 값과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데다 금리가 치솟고 있어 공사대금 회수는 물론 신규 주택 착공도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SOC 예산마저 줄면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건설협회는 2025년 건설수주 전망하며 "공공수주 부문에서 SOC 예산 감소와 건전재정 기조로 올해 대비 1.7% 하락하겠으나, 민간수주는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4.1% 증가해 전체 건설수주 실적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전년도 기저효과가 크고,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PF부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큰 불확실성"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25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5년 SOC 예산은 감소하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정부의 주택 정비사업 및 3기 신도시 추진 등으로 인해 2025년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수주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전망은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국정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건설업계 어려움이 가중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SOC 예산이 감소하고 정국이 혼란스러운 점 아쉽다"면서 "전 정부에서 SOC 예산을 크게 늘렸던 점을 고려해 예산안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실제 착공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판단이 중요해졌다고 본다"며 "아직 예산안 조정소위 결정일(17일), 이달 말 전체회의까지 시간이 남았다. 예결위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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