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평균 공시율 72.2%...에너지 사용량 공시율은 평균 ‘90.9%’
KT&G, 지난해比 에너지 사용·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상승
동원산업,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에너지 사용 집약도 1위 오명
롯데칠성, 폐기물 재활용 ‘우수’...동서는 4가지 지표 모두 ‘미공개’
동서 본사 전경 / 사진=동서
동서 본사 전경 / 사진=동서

기업들이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LCA)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체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공급망과 관련된 친환경 연계 ESG 규제가 기업들에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국내 시총 250대 기업(2023년 말 기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기업 웹사이트 정보 포함) 내 공개된 국내 사업장 기준 주요 환경지표(온실가스배출량·에너지사용량·용수 재활용률·폐기물 재활용률 등)에 대한 현황 분석과 세부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물류·무역 ④식음료 ⑤엔터·전문서비스 ⑥자동차부품 ⑦전기·전자 ⑧전문기술 ⑨제약·바이오 ⑩철강·기계 ⑪화학·장업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식음료 업종의 폐기물 재활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용수 재활용률은 업종 내 기업 간 차이가 컸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도 타 업종에 비해 다소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서는 유일하게 4가지 지표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고, KT&G는 지난해 대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와 에너지 사용 집약도가 상승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업계의 4가지 환경지표 공시율은 평균 72.7%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공시율은 각각 평균 90.9%로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용수 재활용률 공시율은 평균 81.8%, 폐기물 재활용률 공시율도 평균 72.2%로 준수했다.

이번 분석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치사슬 전반에서 배출되는 스코프3(Scope3)를 제외한 스코프1과 2만을 포함했다. 아울러 지난 10월 이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제외했다.

식음료 업종 온실가스 배출·에너지 사용 집약도 / 그래프=한스경제
식음료 업종 온실가스 배출·에너지 사용 집약도 / 그래프=한스경제

◆ 동원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1위...에너지 사용량도 多

식음료 업계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평균 7.15tCO2(이산화탄소 환산톤)을 기록했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평균 3.25TOE(석유환산톤)로 나타났다. 집약도는 매출 대비 배출량 및 사용량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동원산업이 가장 높은 집약도를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 집약도 모두 지난해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다른 기업보다 월등히 높았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직전년도 대비 소폭 줄어든 6.81TOE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도 2022년 대비 3.05% 줄어든 21.92tCO2를 기록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해상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산업은 주기적으로 폐기물 처분이 불가능한 원양어업의 특성을 고려해 소각이 가능한 폐기물은 배 안에서 직접 소각하고 있다. 그중 소각이 불가능한 합성로프, 어구, 플라스틱류, 유리, 금속 등은 회수해서 별도로 처리하고 있다.

다만 플라스틱이 해양 오염을 심화시켜 이를 생산부터 금지시키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배 안에서 플라스틱 사용부터 시급히 줄여야 할 것이다.

한편, KT&G는 지난해 대비 에너지 사용 집약도와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상승했지만, 업계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KT&G의 지난해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전년 대비 1.32% 증가한 1.53TOE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도 자연스레 늘었다. 직전년도 대비 3.06% 늘어난 3.03tCO2였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가 상승한 것은 전체 사업장의 비재생에너지인 스팀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팀 에너지 사용량은 전년(31TJ) 대비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든 점을 감안해도 많은 것이다.

에너지 사용량 증가는 간접 배출량인 스코프2 배출량 증가로 이어졌다. KT&G의 스코프2 배출량은 직전년도 대비 0.82% 상승한 7만4205tCO2를 기록했다. 식음료 업계에서도 친환경 공정 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비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식음료 업종 용수·폐기물 재활용률 / 그래프=한스경제
식음료 업종 용수·폐기물 재활용률 / 그래프=한스경제

◆ 롯데칠성, 폐기물 재활용 ‘우수’...동서는 4가지 지표 ‘미공개’

식음료 업계의 용수 재활용률은 평균 81.8%, 폐기물 재활용률은 평균 72.2%를 기록했다. 용수 재활용률은 9개사가 폐기물 재활용률은 8개사가 공개했다. 하이트진로는 용수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았고, ▲동원산업 ▲롯데웰푸드는 폐기물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동서는 업계 중 유일하게 4가지 지표를 모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지표를 공시했지만 용수 재활용률과 폐기물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용수와 폐기물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동원산업은 용수 재활용률 50%를 기록하면서 업종 상위권에 속했다. 지난해 대비 0.3%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폐기물 재활용률은 공개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다. 롯데칠성은 용수 재활용률이 전년 대비 늘었다. 2022년 9.4%였던 용수 재활용률이 지난해 10.7%로 두 자릿수대로 진입했다.

용수 재활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삼양식품이었다. 지난해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삼양식품은 올해는 0.5%를 재활용했다고 공개했는데, 글로벌 3대 ESG 공시규제 환경지표에 용수 재활용률이 포함되는 만큼, 이를 더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대부분 높았지만, 그중 롯데칠성이 가장 우수했다. 전년 98.6%에서 올해 재활용률을 99%까지 끌어올리면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이트진로도 역시 높았지만, 직전년도(99.4%) 대비 소폭 하락한 98.8%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재활용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2년 96.1%에서 작년 92.6%로 3.5%p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CJ제일제당은 큰 폭으로 늘렸다. 직전년도 53.8%에서 16.8%p 오른 70.6%를 기록하며 업종 내 기업 중 가장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식음료 업종은 또한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제고하고 기존 포장재 두께 등을 축소하며, 잉크,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울러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해 종이 재질 포장재 사용을 늘리고 있고,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도 바꾸는 추세다.

농심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4908t 감축, 재활용 용이성 1% 미만, 포장재 재질 개선 15건으로 늘릴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친환경 패키징 전략인 'Sweet Eco 2025'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까지 포장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25% 절감, 포장재 인쇄에 사용되는 잉크·용제 550t 저감, 친환경 종이 포장재 4200t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삼양식품, 오뚜기, 롯데칠성, KT&G 등 모든 식음료 업종이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 포장재로 바꾸고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동서는 업종 내 유일하게 4가지 지표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동서의 자회사인 동서식품은 1968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계열의 커피 제품들과 녹차, 곡물차, 시리얼 등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커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주력 상품인 맥심 시리즈는 거의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커피믹스의 흥행 덕분에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조5000억원대였던 매출액은 지난해 2000억원 이상 증가한 1조75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 중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고 있다. 환경 규제는 해외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빠르게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내수 위주라서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대외 환경변화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3대 ESG 공시기준으로 불리는 IFRS 재단의 ISSB, 유럽연합(EU)의 ESRS, 미국의 SEC 기후공시 규칙에서 공통으로 규제하는 공시대상이 바로 기후 관련 영역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국내 ESG 공시 연기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서 역시 글로벌 3대 ESG 공시기준에 따라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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