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61.1% '업종별 하위권'
쌍용C&E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250대 기업 내 2위...총량은 증가
엘앤에프, 폐기물 재활용 100% '2년 연속'
쌍용C&E 동해공장. / 사진=쌍용C&E.
쌍용C&E 동해공장. / 사진=쌍용C&E.

기업들이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LCA)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체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공급망과 관련된 친환경 연계 ESG 규제가 기업들에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국내 시총 250대 기업(2023년 말 기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기업 웹사이트 정보 포함) 내 10월 말까지 공개된 국내 사업장 기준 주요 환경지표(온실가스배출량·에너지사용량·용수 재활용률·폐기물 재활용률 등)에 대한 현황 분석과 세부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을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물류·무역 ④식음료 ⑤엔터·전문서비스 ⑥자동차부품 ⑦전기·전자 ⑧전문기술 ⑨제약·바이오 ⑩철강·기계 ⑪화학·장업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내 시총 250대 기업 가운데 화학·장업계의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는 전년보다 감소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높았다. 환경 규제들이 시행을 앞두거나 이미 시행되고 있는 만큼 빠른 감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총 250대 기업 가운데 화학·장업종은 42개사가 포함됐다. 이들의 공시율은 평균 61.1%로, 15개 업종 가운데 13위를 기록했다. 전체 공시율 70.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4가지 항목 모두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금양 ▲나노신소재 ▲레이크머티리얼즈 ▲성일하이텍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머티 ▲에코프로에이치엔 ▲에스에프에이 ▲엔켐 ▲천보 ▲코스모신소재 ▲코스모화학 ▲현대바이오 ▲DL 등 15개사다. 

에코프로 4사의 경우 올해 첫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정보를 공개했다. 다만 11월 이후 공시를 마치면서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됐다.

금양의 4695 배터리 제조 공정 현장. / 사진=금양.
금양의 4695 배터리 제조 공정 현장. / 사진=금양.

금양은 발포제를 주력으로 하는 정밀화학 전문업체다. 고품질의 친환경 발포제를 개발, 판매를 통해 수익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사업을 비롯해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에는 여전히 응하고 있지 않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물론 홈페이지에는 ESG 관련 카테고리를 확인할 수 없었다. 더구나 매출의 81.6%가량(2023년 기준)이 수출에서 나오는 구조임에도 국제적 흐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고 사회 환원의 기업가치를 실천하며 국가와 사회의 공동 번영을 위한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류광지 대표의 인사말처럼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금양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은 다른 분야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10월에는 몽골 광산 회사 'Monlaa LCC' 투자와 관련해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4024억원, 영업이익 1610억원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관련 몽골 광산 수익 추정치를 매출액 66억원, 영업이익 13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10점과 공시위반제재금 2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화학·장업의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집약도. / 그래프=한스경제.
화학·장업의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집약도. / 그래프=한스경제.

◆ 쌍용C&E, 배출량 증가 불구 집약도 낮아져...왜? 

화학·장업계의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29.3TOE(석유환산톤)를 기록했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 역시 매출 1억원당 87.7톤으로 다른 업계에 비해 높았다. 두 수치 모두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상 총 배출량이나 사용량이 줄어든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쌍용C&E가 그러하다. 이현준 쌍용C&E 사장은 한국시멘트협회 회장까지 함께 하면서 국내 시멘트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는 탄소다배출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쌍용C&E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만만치 않다.

2023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738.8톤으로, 전년(802.7톤)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총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배출량 증가에도 집약도가 낮아진 것은 매출 증가폭보다는 크지 않아서다. 매출은 전년보다 9.4% 늘어난 반면 온실가스는 0.6%가량 증가했다.  

매출에서 수출은 14.7%(2023년 기준)가량으로 높진 않지만 꾸준히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각국은 탄소세 부과 등 관련 규제를 세우고 있는 만큼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연합(EU)에서는 규제를 시작한 상태다. 지난 2023년 10월부터 시멘트를 포함한 6가지 품목(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에 대해 CBAM(탄소국경조정세)을 시범운영 중이다. 

이에 시멘트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쌍용C&E 입장에서는 탄소중립이 더욱 절실하다. 현재 2030년 탈석탄을 목표로 연료 대체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유연탄을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하는 생산혁신투자를 시작했다. 이에 2023년 기준 순환연료에 의한 열량 대체율을 39.2%까지 높였다. 이는 감축 활동 전보다 두 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쌍용C&E는 "현재 합성수지 사용 확대, 석회석 대체원료 확대, 클링커 비율 저감 등 탄소중립을 위한 국책과제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 사용 집약도 1위는 SKC(대표 박원철)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314.2TOE로 집계됐다. 배출 집약도 역시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감소했지만, 총 사용량과 배출량 모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집약도 감소에도 업계 내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낮은 수준이지만, 꾸준히 늘리고 있는 부분은 주목할만하다. 2022년 1.4%에서 지난해 1.7%로 소폭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PPA(전력구매계약) 구매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화학·장업의 기업별 용수 및 폐기물 재활용률. / 그래프=한스경제.
화학·장업의 기업별 용수 및 폐기물 재활용률. / 그래프=한스경제.

◆ 폐기물 재활용, 평균 80% 달해...용수는 25% 겨우 넘겨

업계 폐기물 재활용률은 평균 79.5%로 집계됐다. 반면 용수 재활용률은 26.6%에 그쳤다. 용수의 경우 정보를 공개한 기업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49%로 확인됐다.  

엘앤에프의 경우 "지구환경개선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초일류 전자소재 기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의 말처럼 환경 지표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00% 달성에 성공했다. 용수 재활용률은 0%지만 사용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정밀화학은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혁신'이라는 김용석 대표의 철학 아래 용수와 폐기물 재활용률 모두 상위권을 기록했다. 용수 재활용률은 92.6%, 폐기물 재활용률은 97%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증가한 모습이다. 

그간 용수 재활용률을 공개하지 않았던 동진쎄미켐은 2023년 용수 재활용률을 적시했다. 용수는 2.4%를, 폐기물은 73%를 재활용했다. 

2022년 보고서에는 용수 사용량까지만 공개했다. 이번 환경 보고서에는 2021년부터 3년 동안 재사용량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 내 재사용량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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