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고려아연·두산밥캣, 온실가스 배출·에너지 사용 집약도 상승
용수 재활용률 공시율 평균 15.3%...절반 이상 미공개
삼아알미늄·TCC스틸·피엔티, 환경지표 미공개
기업들이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LCA)에 걸쳐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과 순환경제 촉진을 위한 지속가능한 제품 체계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영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공급망과 관련된 친환경 연계 ESG 규제가 기업들에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국내 시총 250대 기업(2023년 말 기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기업 웹사이트 정보 포함) 내 공개된 국내 사업장 기준 주요 환경지표(온실가스배출량·에너지사용량·용수 재활용률·폐기물 재활용률 등)에 대한 현황 분석과 세부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실을 순서>
①IT·반도체 ②건설·조선 ③물류·무역 ④식음료 ⑤엔터·전문서비스 ⑥자동차부품 ⑦전기·전자 ⑧전문기술 ⑨제약·바이오 ⑩철강·기계 ⑪화학·장업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국내 철강·기계 환경지표 공시율이 15개 업종 중에서 상위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용수 재활용률은 15개 업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ESG경영을 외치면서도 정보 공개는 미룬 것이다. 공개한 기업의 수치는 전체 평균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행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총 250대 기업 내 철강·기계 업종은 13개사가 포함됐다. 이들의 환경지표 공시율은 평균 77%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 지표는 50%가 넘었지만, 용수 재활용률은 15%, 폐기물 재활용률은 54%로 집계됐다.
업계에서 4개 환경지표를 모두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삼아알미늄 ▲TCC스틸 ▲피엔티 등 3개사다. 특히 세 기업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공개하지 않아 ESG경영에 소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삼아알미늄(대표 김진범)의 ESG경영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아알미늄은 알루미늄박과 각종 레토르트 파우치 및 의약품, 산업용 등의 가공용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그중 알루미늄박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알루미늄박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산업이지만, 최근에는 이차전지용 알루미늄박 생산·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LIB 양극집전체가 회사의 매출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삼아알미늄이 ESG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알루미늄박은 유럽 시장에 지속해서 공급해 온 품목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시행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보고 대상에 포함된다. CBAM은 새로운 무역장벽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공급망 실사법’으로 알려져 있는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에 대한 철저한 대응도 필요하다.
김진범 삼아알미늄 사장은 “사업 과정에서 환경적 요소를 중시해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홈페이지 내 ESG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환경), 임직원 구성 및 복지(사회), 이사회 구성(거버넌스) 등에 대한 정보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삼아알미늄은 사회(S) 부문에 속한 인권경영과 관련된 정보만을 홈페이지에 게재했을 뿐 그밖에 다른 정보는 없었다.
환경 정보 관련 규제 사항에 따른 폐수 처리 및 재활용 과정 등 제한적 정보를 사업보고서에만 공개했다.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하고, 경영환경 흐름에 뒤처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유일의 니켈도금강판 전문 기업 TCC스틸(대표 손봉락)과 이차전지 전극공정 장비와 전지박 및 각종 IT소재를 생산하는 피엔티(대표 김준섭)도 마찬가지였다. 이 두 기업은 환경지표는 물론 ESG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다.
TCC스틸과 피엔티 모두 해외 수출을 활발히 하고 있는 만큼, 수입 기업에서 요구하기 전에 글로벌 ESG 공시 규정에 맞춰 선제적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환경지표를 공개하는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현대제철, 온실가스 배출 증가...재생에너지 도입 안 해
철강·기계 업계의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매출 1억원당 5.6TOE(석유환산톤)으로,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23.6tCO2eq(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세 자릿수 집약도를 기록한 기업은 현대제철이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133.45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20.43톤)보다 12.4% 증가한 수치다. 직접 배출량인 스코프1(Scope1)이 늘어나면서 집약도가 상승했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 역시 직전년도(16.55TOE) 대비 늘어난 18.49TOE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체적인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집약도가 상승한 것이다.
현대제철(대표 서강현)은 자동차용 경량화 부품, 강관, 철근, 형강, 특수강, 중기 등을 생산하는 철강회사로, 당진제철소와 포항공장, 인천공장, 순천공장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를 도입해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의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전년(42.70톤) 대비 5.3% 늘어난 44.96톤을 기록했다. 에너지 사용 집약도 역시 전년(14.67TOE)보다 3.7% 증가한 15.21TOE이다.
고려아연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조2066억원,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이 늘어난 것이다. 고려아연은 아연, 연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기업으로 연간 6000~8000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이익 달성을 위해 당장의 이익은 줄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기업 절반 이상 2년 연속 용수 재활용률 미공개
업계의 용수 재활용률은 평균 17.9%를, 폐기물 재활용률은 80.8%를 기록했다. 온실가스와 에너지 사용량은 공개했지만, 재활용 관련 수치는 공개하지 않은 기업도 존재했다. SK오션플랜드, 고영, 풍산 등이 그러하다.
특히 용수 재활용률은 다른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운데 공개한 기업도 2곳에 그쳤다. 고려아연과 두산밥캣, 현대로템, 현대엘리베이터는 4개 지표 중 용수 재활용률만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한 기업 중에는 현대제철의 용수 재활용률이 21%로 가장 높았다. 다만 2022년에는 22%였던 재활용률이 낮아진 점은 정책 또는 재활용시스템 측면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업계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80.8%로 15개 업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전년에 비해 증가한 기업들은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반대로 재활용률이 감소한 기업들도 존재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99.5%로 전년(97.9%) 대비 1.6% 상승했다. 현대제철도 2022년(97.7%)보다 1.5% 상승한 99.2%의 재활용률을 보였다. 현대로템은 전년(62%) 대비 무려 21% 상승한 75%의 재활용률을 기록하며 업계 평균 상승에 기여했다.
반대로 포스코엠텍, 두산밥캣, 고려아연은 폐기물 재활용률이 각각 6%, 2.6%,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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