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4년 1조 돌파 이후 10년만…전통 제약사 최초
‘美 FDA 허가’ 렉라자, 유럽 진출도 청신호
지속적인 R&D 투자…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박차
유한양행 사옥 전경./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 사옥 전경./ 유한양행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유한양행의 ‘2조 클럽’ 입성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국산 항암제 최초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획득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유럽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 782억원, 영업이익은 101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78.6% 증가한 수치다. 

전망치가 현실이 된다면 유한양행은 올해 전통 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2조원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4년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10년 만이다. 국내 전통 제약사 빅5(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의 매출은 대부분 1조원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987억원을 기록한 유한양행의 누적 매출액은 1조 5716억원으로 2조원 매출 달성이 사실상 확실시 되고 있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5227억원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0년 842억원 ▲2021년 486억원 ▲2022년 360억원 ▲지난해 568억원 등 그동안 등락을 반복한 유한양행의 영업이익도 연결기준 처음으로 1000억원대 달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 476억원을 기록한 유한양행은 오는 4분기 영업이익 378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667억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1000억원 돌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가 꼽힌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권리를 총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약물이다. 

지난 8월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으면서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게 됐다. 유한양행이 지금까지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누적 기술료는 2억 1000만 달러(약 2900억원)에 달한다. 

유럽 시장 진출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은 렉라자의 병용요법에 대한 품목허가를 권고한 바 있다. CHMP는 신약의 품목허가에 대한 권고 긍정·부정, 철회 등을 결정하며 이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렉라자의 유럽 허가가 승인될 경우 유한양행은 또다시 마일스톤으로 3000만 달러(약 420억원)를 수령하게 된다. 이외에도 중국, 일본 등에서도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추가 기술료 유입이 기대된다. 

또 내년에는 렉라자와 병용요법으로 사용되는 얀센의 이중항체항암 신약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의 미국 허가 여부도 앞두고 있다. SC제형은 통상 5~6시간에 달하는 기존 정맥주사(IV)제형의 주사 시간을 5~10분 정도로 줄일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유한양행 제공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유한양행 제공

아울러 회사는 렉라자의 성공을 오픈이노베이션과 지속적인 R&D(연구개발) 투자 결과로 보고 ‘제2의 렉라자’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구개발비는 2011억원(전체 매출 대비 12.8%)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1944억)를 넘겼다.

차기 렉라자 후보로는 면역항암제 ‘YH32367’과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가 꼽히고 있다. 

먼저 YH32367은 에이비엘바이오에서 도입한 이중 항체 기반 치료제로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과 협력을 통해 확보한 YH35324는 혈중 면역 글로불린 수치를 감소시켜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을 지니며 현재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향후 유한양행 발전에 이정표로 생각하고 제2, 3의 렉라자 탄생을 위해 R&D에 집중하고 바이오텍 등과 협력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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