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 작품 흥행 물음표..."4분기 적자 전망"
증권가 8곳, 목표 주가 상향 조정...저니오브모나크 출시에 희망퇴직 영향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180도 달라졌다. 석 달 전 만해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던 증권사들은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최근 3개월간 교보증권 등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변경했다. 그중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7개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평균 15.9% 상향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 역시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엔씨소프트에서 발표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이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
7일 엔씨소프트는 이날 정오 기준 전일보다 2.22% 하락한 22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 3분기 이어 4분기도 적자 전망..."희망퇴직 비롯 작품 흥행 미진"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3억원을 기록했다. 신작 출시와 라이브 게임 대규모 업데이트로 인한 마케팅비 증가 등 영업비용 증가의 영향이다. 지난 8월 호연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중을 늘리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고, 마케팅비는 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6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경고등은 이미 지난해부터 들어왔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지난 2분기(88억원)에는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4분기 역시 적자를 전망했다. 영업적자 추정치로 키움증권은 458억원을 전망했다. 그밖에 교보증권(351억원)과 유안타증권(41억원) 등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적자를 예상하는 원인으로 희망퇴직 관련 비용 발생을 비롯해 스튜디오 분사와 작품 흥행 미진 등을 꼽았다. 일회성 비용 발생이 대거 발생하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튜디오 분사, 희망퇴직, 6개 프로젝트를 맡은 비효율 사업부 해체 등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계획은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조직개편을 통한 본사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신작프로그램 6개를 정리하고,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4000명대 중반인 인원을 내년까지 3000명대로 대폭 낮출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보상액을 670억원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지난달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자회사인 엔씨에이아이와 게임개발 조직은 ▲스튜디오엑스 ▲스튜디오와이 ▲스튜디오지 등 4개 자회사로 분사될 예정이다.
◆ 적자 전망 속 '목표주가'는 상향...일각선 "비용 축소만으로 반등 기대 어려워"
증권사들 대부분은 4분기 적자를 전망했음에도 목표주가는 일제히 올렸다.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엔씨소프트의 향후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상인·SK·교보증권 등 증권사 7곳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높였다. 목표가 범위는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28만원이다.
SK증권은 위로금, 퇴직금 등이 발생하며 눈에 띄는 비용 개선은 보기 어렵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비용 효율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4분기 출시를 앞둔 '저니오브모나크', TL 대규모 업데이트, 내년 상반기 '택탄' 출시까지 확인할수 있는 요소는 많다"며 "굵직한 조직 개편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할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26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8월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던 교보증권은 컨퍼런스콜 이후 2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다변화 장르의 자체 신작 출시와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통해 외형 성장을 꾀하는 동시에, 권고사직 및 희망퇴직 등을 통한 고정비 감소가 이뤄져 내년에는 의미있는 이익 성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기존 19만원에서 2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할지라도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나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수 년째 신작 성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실적과 멀티플이 모두 낮아지는 국면이기에 비용 축소만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저니오브모나크'를 비롯해 내년 출시가 예정된 작품 중 '아이온2' 외에는 흥행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정라진 기자 jiny3410@sporbiz.co.kr



